늙은 사수와 그 마지막 시보의 우정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돈독해지기 시작한다. 서로 못마땅했던 그들이었지만,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며 진심을 나누는 관계가 되었다. 그런 늙은 사수가 촉탁 소년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구대 대원들이 모두 나선 상황에서 늙은 사수는 서글프기만 하다.

소년 범죄와 소년법;
아이 실종 사건과 부패한 경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도박 현장을 접수했지만 중요한 존재가 사라졌다. 양촌을 팔아 자신의 이익을 취했던 이주영이 들어오는 것은 분명하게 봤지만 내부 어디를 찾아도 존재하지 않는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양촌은 분노한 채 주영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닫힌 공간 속 어딘가 부패한 경찰이 있다.

모두가 당황한 사이 양촌은 우선 탈출로부터 확인하기 시작했다. 열린 창문으로 다른 이들은 도망친 것은 아니냐고 말하지만, 자세히 살핀 양촌은 탈출 흔적이 없다며 이 안에 존재한다며 추측 말고 수색을 하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수색에서 상수는 결국 주영을 발견하게 된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환기구 속에 숨어 있던 주영을 발견하자마자 양촌의 분노는 폭발했다. 자신을 속인 동료이자 후배인 주영에 대한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양촌의 이런 행동 때문에 수사를 숨겼다. 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니 말이다.

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삼보는 집으로 가던 중 오토바이를 탄 일행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 폭행 상황을 촬영하기까지 했다. 삼보를 공격하기 전 혜리를 농락했던 그들은 얼마 전 경찰서에 왔던 만용이었다. 자기 아버지에게 알리지 말라는 말을 듣지 않았다며 공격한 이 철없고 한심한 이들의 폭행 사건은 지구대 대원들을 분노하게 했다.

의심은 갔지만 폭행을 당한 삼보는 부정했다. 하지만 자신의 폭행 사실을 숨기지 못하는 만용이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영상을 공개하며 혜리에게도 전달되었다. 자신의 사수가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혜리는 이보다 자신의 번호를 저장한 삼보의 마음이 더 아팠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자신은 삼보를 '늙은 사수'라고 저장했고, 삼보는 혜리를 '내 마지막 시보’라고 했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사수를 바꿔 달라고 요구해왔던 혜리. 퇴직을 앞두고 힘겨워 하는 삼보는 어떻게든 시보에게 사수로서 가르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알려주려 노력했다.

혜리가 뭉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래서다. 함께 생활하며 삼보가 어떤 존재인지 확인하게 되었다. 비록 은퇴를 앞둔 경찰이지만 충분히 존경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엇나간 일진에게 당했다. 그대로 방치하거나 삼보만의 문제로 국한시킬 수 없어, 양촌에게 영상을 보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지구대 전체의 문제가 되었다.

어린 아이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분했다.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경찰이 청소년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니 말이다. 나이 들고 힘까지 떨어진 삼보의 서글픈 경찰 이야기는 동료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촉탁 소년들 중 폭행에 나설 인물들을 뽑았고, 그렇게 범행은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되었다. 촉탁 소년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악용한 이 범죄는 그저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 문제다.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이 바로 이런 딜레마를 가진 문제이니 말이다.

오래된 일본의 소년법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선 변화하는 시대를 담아낼 수가 없다. 일본마저 소년법을 바꾼 상황에서 과거의 법으로 현재의 청소년을 심판하는 현실은 더욱 소년 범죄를 늘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라이브>의 소년 범죄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초등학생 실종 사건 역시 실제 현실에서 벌어졌던 사건이다. 이웃으로 평소에 알고 지내던 이들에게 아이를 맡긴 엄마. 생활고에 시달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겼지만, 이웃은 악마였다. 아이를 폭행하고 그것도 모자라 잔인하게 살해했던 사건은 충격이었다.

<라이브>에서 등장한 아동실종사건 역시 이를 토대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던 양부모들. 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갈수록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그들 집안 어디에서 3개월 전에 입양한 아이의 사진이나 흔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양부모들은 아이의 정확한 키나 특징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양부가 과거 아동 성추행 범죄 사실이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통상 아이 실종사건의 범인은 친모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양부모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동 성추행 범죄 사실이 있는 양부와 분노조절장애 치료를 중단한 양모. 그리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온 후 갑자기 사라진 어린 아이. 폐지를 줍던 할머니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을까? 사라진 아이 슬기의 친구인 고은이의 집에서 정오는 무엇을 발견한 것일까?

지구대 대원들의 노력으로 오토바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잡기는 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촉탁 소년으로 처벌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그들. 이 철없고 한심한 자들을 과연 현실적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이 <라이브>를 통해 다시 언급되고 있다.

부패한 경찰 이야기로 시작해 촉탁 소년 범죄를 통한 소년법 개정 언급, 아동 실종 사건을 통해 개인 간 이뤄지는 입양의 문제점까지 드라마 <라이브>는 많은 담론들을 풀어내고 있다. 이런 사건들만이 아니라 내부적인 변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지구대 대장인 한솔이 큰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언급되었다. 배가 계속 아프고 식은땀까지 흘리는 한솔이 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정. 그리고 삼보를 공격한 청소년 사건을 서의 형사과로 인계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처리하려 한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지구대 대장인 한솔이 모두 짊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의 병과 사건은 함께 묶여 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양촌 아버지가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아내를 더는 그대로 지켜볼 수 없다며 생명줄이 된 기계 장치를 꺼버린 사건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는 살 가망성이 없는 아내에 대한 걱정과 함께 자식들의 고통까지 생각한 선택이었다.

정오가 과거에 사귀었던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명호의 과거 연인까지 언급되었다. 같은 경찰로 아프게 잃어야만 했던 연인에 대한 서글픔. 이를 이해하는 정오는 그렇게 명호에게 보다 가까워지는 중이다. 정오를 잊지 못하는 상수가 어떤 변수로 다가올지도 흥미롭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능숙하게 다루는 <라이브>는 노희경 작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드라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사색과 함께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의 모습을 이렇게 다채롭게 담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늙은 사수와 내 마지막 시보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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