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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특별편성 ‘그알’ VS 이런 외국인 특집은 많이 봤지? ‘해투’[이주의 BEST&WORST] SBS <그것이 알고 싶다>, KBS2 <해피투게더>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8.04.07 11:23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특별 편성할 만했던 <그것이 알고 싶다> (3월 31일 방송)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죽인 자 숨긴 자 그리고 조작한 자 - 육군상사 염순덕 피살사건’ 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죽인 자, 숨진 자 그리고 조작한 자’ 편은 이례적으로 2주에 걸쳐 방송했고, 지난달 31일 방송된 2부는 평소보다 약 20분 길게 방송했다. 

사건은 17년 전 육군 염순덕 상사 살인사건이었다. 사건 당시 유력한 용의자 두 명이 있었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여전히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염 상사 미제사건을 통해 기무사, 더 나아가 군 전체의 은폐와 조작 그리고 경찰의 의문의 협조 정황까지 다룬 방대한 방송이었다. 

염 상사 사건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은 부대 기름을 빼돌리며 염 상사와 갈등을 겪었던 홍 준위와, 사건 당일 염 상사와 다툼이 있었던 기무부대원 이 중사, 두 사람이었다. 사건 현장 염 상사 사체 주변에서 발견된 담배꽁초 두 개의 주인은 바로 홍 준위와 이 중사였다. 당장이라도 체포할 수 있었던 상황. 명료한 과학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접으라는 군 윗선의 지시에 의해 수사가 종결됐다. 군의 은폐 시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결론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죽인 자 숨긴 자 그리고 조작한 자 - 육군상사 염순덕 피살사건’ 편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는 여기서 하나 더 밝혀냈다. 유력한 용의자들의 유전자 감식 결과를 숨기고 뜬금없이 경찰관 담배꽁초를 국과수 감식을 맡긴 사람이 있었다. 바로 유족들이 지난 17년 간 가장 믿고 의지했던 수사 경찰관인 이 경위였다. 이 경위는 용의자 중 한 명이었던 이 중사를 돕는 듯한 정황이 수차례 포착됐다. 유족들은 이 경위를 직접 찾아가 당시 조작 의혹에 대해 물었지만 뚜렷한 해명은 듣지 못했다. 스스로 의지에 따라 그랬든 윗선의 지시를 받아서 그랬든, 이 경위가 사건 조작에 가담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죽인 자, 숨긴 자, 조작한 자 모두 주체가 군인 줄 알았다. 물론 군 내부가 수사를 급하게 종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군 외부에도 가담자가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염순덕 상사를 죽인 범인을 찾는 방송이 아니었다. 군 차원에서의 은폐 더 나아가 경찰까지 어떤 연유에서인지 군과 손을 잡고 의도적으로 범인을 향한 증거를 숨긴 정황까지 밝혀냈다. “의문사가 될 수 없는 사건”이 어쩌다 17년 동안 “군의문사 사건 중에 제일 최악의 사건”이 되었는지, 그 과정을 묵직하게 담아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죽인 자 숨긴 자 그리고 조작한 자 - 육군상사 염순덕 피살사건’ 편

<그것이 알고 싶다>가 향해있던 것은 늘 구조적인 문제였다. 이번에도 그랬다. 과거 종결이 아니라 장래를 향한 외침을 담아냈다. 방송 말미에는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특별법을 발의한 이철희 국회의원과 국가상대 배상소송 소멸시효 방지법을 발의한 표창원 국회의원의 인터뷰가 나왔다. 여전히 군의 수사 의지는 강해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꾸준히 군 의문사에 관심을 가지고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정치인들의 약속을 받아냈다.

이 주의 Worst: 어서와, 이런 외국인 특집은 많이 봤지? <해피투게더> (4월 5일 방송)

지난 5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는 ‘어서와 해피투게더는 처음이지?’ 특집으로 샘 오취리, 아비가일, 스잘, 한현민, 세븐틴 버논 등 외국인 방송인들을 섭외했다. 

KBS2 <해피투게더> '어서와! 해투는 처음이지?' 특집

최근 예능 대세가 된 외국인들을 섭외했지만, 그들을 다루는 방식은 로버트 할리 시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부모님 중 누가 한국분이냐,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됐느냐, 한국 생활의 좋은 점은 무엇이냐, 가장 불편했던 점은 무엇이냐, 나도 한국사람 다 됐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 외국인들이 예능에 출연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할 등용문(?)과도 같은 질문이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다. 

이미 한국 생활 10년이 넘은 오취리와 여행 리포터 8년 경험으로 팔도 사투리까지 가능한 아비가일에게 한국 생활의 불편함을 묻는 것이 더 불편했다. 한국에 살면서 ‘빨리빨리’ 문화를 배웠다는 아비가일의 경험담도 과거 <미녀들의 수다>에서 숱하게 들어왔던 에피소드다. ‘나도 한국사람 다 됐다고 느낄 때’라는 질문은 김치 좋아하느냐는 질문만큼이나 상투적이었다. 이미 한국인으로 귀화한 스잘이 김광석을 좋아한다는 말에, MC들은 “우와 신기하다”고 놀랐다. 결국 <해피투게더> 눈에 비친 그들은 여전히 한국에 갓 온 신기한 외국인일 뿐이다. 

KBS2 <해피투게더> '어서와! 해투는 처음이지?' 특집

이미 한국 문화에 익숙해졌고, 한국을 체험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곳에서 생계를 해결하는 외국인들이다. 그들의 일이 아닌 한국 경험담만을 물었다. 모든 에피소드가 한국과 관련된 체험이었다. 방송인이 아닌 ‘이방인’으로만 대했던 방송이었다. 방송이 끝나기 15~20분 전이 되어서야 방송인으로서의 그들을 조명했다. 

이날 전현무는 한국을 예찬하는 아비가일에게 “오랜만에 <미수다> 찍네요”라고 말했다. 정작 <미수다>처럼 외국인에게 한국 예찬 혹은 한국사람 적응기를 강요하고, 진부한 질문들을 이어나간 쪽은 다름 아닌 <해피투게더>였다.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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