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6개월 전만 해도 YG는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그것도 업계 3위이던 JYP의 시총을 1,300억 원이라는 큰 격차로 따돌리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제 YG는 시가총액 부분에 있어선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난 시월 트와이스가 신보를 발매하면서 JG와 JYP의 시가총액 격차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해 1월에는 JYP가 YG를 꺾고 업계 2위로 추월하기 시작했다.

JYP가 마냥 2위를 지키고 있던 건 아니었다. 지난 1월 수지의 컴백 소식을 알리던 날인 1월 29일에는 JYP가 YG에게 업계 2위를 빼앗긴 적도 있었다. 하지만 YG의 시총 2위 탈환은 애석하게도 ‘하루 천하’에 그치고 말았다. 그 후 JYP는 지금까지 시총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 JYP와 YG의 시가총액 격차는 업계 4위 FNC가 3위이던 JYP의 자리를 노리던 때와는 모양새가 다르다. 당시 FNC는 승승장구하던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등의 매출 실적 호조에 힘입어 JYP를 추월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업계 3위라는 아성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룹 위너 [YG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다시 지금의 JYP와 YG로 돌아와 보면, 지난 1월까지만 해도 YG는 언제든 업계 2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듯 보였다. 아이콘과 위너가 복귀해 빅뱅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보이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이콘이 복귀해도 YG의 시총 격차는 JYP를 따라잡지 못했다. 도리어 JYP는 갓세븐과 스트레이 키즈를 출격시킴으로 4일 오전 현재 YG와의 시총 격차를 2,460억 원으로 크게 따돌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 1월 YG가 업계 2위 자리를 내준 이후 시총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업계 1위 SM과 2위인 JYP의 시총 격차는 4일 오전 현재 1,700억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JYP가 YG를 크게 따돌리고 있는 동시에 업계 1위인 SM과의 시총 격차를 빠른 속도로 맹추격하는 중이다.

트와이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YG가 1년 가까이 개점휴업 중이던 위너를 출격시킬 태세를 갖추는 동안, JYP에선 일본에서 돌아온 트와이스가 국내 컴백을 앞두고 있다. 트와이스는 JYP의 업계 2위 자리를 더욱 굳힐 카드를 들고 왔다. 트와이스는 오는 9일 신보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를 들고 온다. 그런데 앨범이 나오기 전 선주문량 35만 장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작년 가온차트에서 연간 앨범 판매량 중 상위 차트를 살펴보자. 선주문 35만 장이라는 수치는 2017년 가장 많이 팔린 앨범 가운데 톱 10인 세븐틴의 <SEVENTEEN 2ND ALBUM `TEEN, AGE>에 근접하는 수치이자, 11위인 갓세븐의 <FLIGHT LOG : ARRIVAL> 앨범 판매량을 상회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2017 가온 앨범차트 상위 8-12위권 판매 순위 (가온차트 갈무리)

트와이스가 보이그룹 갓세븐과 세븐틴의 작년 ‘단일’ 앨범 판매량과 육박하는 수치를 선주문량으로만 달성했다는 것은 JYP의 시총에 있어 상당한 플러스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현재 YG가 JYP와 시총 2,000억 원 이상의 큰 차이를 나타낸 건, 작년 하반기 YG 소속 가수들이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공백 기간이 길었던 타격이 컸다.

YG가 빅뱅이라는 한 바구니에 올인하는 동안 JYP는 갓세븐 외에도 트와이스와 스트레이 키즈 등 다양한 바구니에 여러 뮤지션을 담는 분산효과 덕을 톡톡히 봤다. 빅뱅의 군 복무동안 위너와 아이콘, 블랙핑크 등 YG 소속 가수들의 잦은 컴백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YG와 JYP 사이의 시총 2-3위간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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