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본선 16강 진출을 일궈낸 한국 축구. 비록 우루과이에 아깝게 져서 8강까지 오르는 데는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의 저력은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미 세계 축구계는 한국 축구의 지난 2002년 4강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면서 그동안 저평가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는데요. 강한 투지와 정신력, 여기에 기술까지 더해져 한층 진화한 한국 축구는 이번 남아공 본선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과 희망을 남기며 4년 뒤 브라질 본선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 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원정 16강 진출 만큼이나 한국 축구에 새로운 역사를 남긴 사건을 꼽는다면 바로 지난 2002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본선에서 거둔 4강 신화일 것입니다. 23명의 선수와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온 국민의 열정적인 응원이 하나로 어우러져 한 편의 드라마를 썼는데요. 그동안 이어졌던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 엄청난 변화와 활력을 가져다주며 세계 축구계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이 대회 선전을 계기로 한국은 우수한 선수를 유럽으로 다수 진출시켰고, 선진 기술을 장착한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매년마다 진보하고 달라진 축구를 구사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 축구가 2010년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2002년의 쾌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10년의 한국 축구는 2002년과는 다른 뚜렷한 장점, 특징을 보이면서 많은 성과들을 냈습니다. 2010년 팀은 2002년보다 체격이 좋아지고, 해외파가 많아졌으며, 보다 더 젊어진 팀의 면모를 보였는데요. 가장 큰 장점으로는 축구 인프라, 선진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기량 좋은 젊은 선수들이 늘어났고, 이들이 강팀을 상대해 강한 자신감을 앞세워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줬던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배운 선진 기술, 그리고 경험을 가진 젊은 선수들이 2002년보다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어떤 선수와 마주쳐도 자신의 개인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면서 유럽, 남미에서나 볼 수 있는 시원한 플레이를 보다 더 많이 보여줬습니다. 이는 분명히 2002년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21살의 이청용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같은 강팀을 상대로 자신 있게 몸을 부딪히면서 2골을 뽑아낸 것도, 동갑내기 기성용이 그리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자신 있는 킥 능력을 앞세워 이정수의 2골을 도운 것도 그런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남아공에서 넣은 6골 가운데 4골을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만들어냈다는 점은 2002년과는 차별화된 2010년 한국 축구팀의 특징이었습니다.

아쉽게 8실점을 기록한 수비 능력을 제외하고 2002년보다 2010년 팀이 전체적으로 선수 개인 능력이나 전술적 움직임에서 한층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 것도 눈길을 끕니다. 특히 노장 선수들의 발전된 개인 역량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술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큰 힘이 된 것이 주목할 만 한 부분인데요. 2002년에 막내급 선수였던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등이 대표팀의 기둥으로 성장해 2010년에 노장 선수로 이름을 날렸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기술이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전체적으로 ‘투지 있는 팀’뿐 아니라 ‘기술도 구사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난 것은 눈에 띄는 장점입니다. 그밖에도 선수들 전반이 스피드나 드리블 역량이 뛰어나고 짧게 만들어가는 패스플레이도 돋보였으며, 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한 점도 한층 발전된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2002년 팀, 2010년 팀 가운데 어느 팀이 역대 최강 팀이었냐는 것에 대한 답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기술적인 면이나 선수들의 세계 축구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흐름에 적절하게 대처해 변화해 나가는 능력만큼은 2002년보다 분명히 진화했습니다. 이번 본선을 통해 얻은 장점, 그리고 뚜렷한 특징을 바탕으로 2014년, 그리고 그 이후에 한국 축구가 더 크게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한국 축구의 유쾌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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