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는 KBS2TV ‘황금빛 내 인생’에 법정 제재인 경고를 전체회의에 건의했다. 이날 KBS 드라마사업부 배경수CP와 강민경PD는 광고소위에 출석해 의견 진술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미디어스)

‘황금빛 내 인생은’ 드라마 내에서 지속적으로 함박스테이크와 제빵 협찬주의 상품을 노출했다. 특히 “우리 함바그는 뚝배기에 담아서 제공하는 게 특징입니다”, “여기는 냉동 안 쓰고 매일 아침 이렇게 신선한 걸 배달해줘” 등의 발언을 해 해당 제품의 특장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는 구체적인 광고효과를 제한하는「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제47조(간접광고) 제2항 제2호 및 제3호를 위반한 것이다.

윤정주 위원은 “드라마를 찍기 위해 협찬을 받은 것이 아니라 협찬 광고를 찍기 위해 드라마를 찍은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법에 따라 광고를 잘 녹이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시청자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방송사의 역할인데 황금빛 내 인생을 본 시청자는 빵집과 함박스테이크를 볼뿐”이라고 지적했다.

윤정주 위원은 “제작자는 뭔가 착각하고 있다”며 “시청률이 높다고 광고까지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한 “드라마에서 과도하게 광고한 측면 있다”며 “방송사는 시청률 자부심만 가득하다. 이런 면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견진술에 나선 배경수CP는 “지적해준 부분 반성하고 있다. 고충도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적을 또한 “사실 방송환경은 어렵다”며 “협찬사들의 요구가 정교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가 본류이지 부차적인 효과 등을 위해 희생시키진 않는다.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광삼 의원은 “여건이나 환경. 방통심의위는 그것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며 “대한민국 기업 중 안 힘든 기업은 없다. 불법인 줄 알면서 돈이 눈앞에 보이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는 기업이 있고, 불법이기에 안 하는 기업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돈이 눈앞에 있으므로 심의규정이 별거 아닐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심영섭 위원도 같은 비판을 했다. 심영섭 위원은 “제작환경이 어렵고 광고주의 요구가 늘어난 환경은 알겠다”면서 “그래도 위반한 것은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금빛 내 인생에서 나온 함박 스테이크 PPL 장면(사진제공=KBS)

1차 진술서도 문제가 됐다. KBS는 1차 진술서에서 작가의 드라마 표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심영섭 위원은 “처음 진술서에는 작가가 드라마를 표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고 의견진술에 와서는 환경이 어렵다고 하는데, 악의는 없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정 위반은 위반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제작자들이 하는 말에는 개선의 의지 없다. 핑계만 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작가 핑계, 상황 핑계만 하고 자기들은 잘못한 것 없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KBS에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경고’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전광삼 위원은 ‘관련자 징계’를 유지했다. 전광삼 위원은 “이미 2년 전에 KBS는 같은 심의규정 위반으로 경고를 받았다”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말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전체회의에서 징계수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생겼다.

롯데 홈쇼핑에서 관련 상품을 판매한 장면(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편 숄을 판매하면서 허위사실로 소비자를 기만한 롯데홈쇼핑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가 건의됐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1월 4일 방송에서 해당 제품이 작년에 판매된 같은 제품보다 저렴하다고 소개했다. 롯데홈쇼핑은 방송에서 작년(2016년)에 140만 원이었다고 말했지만 사실 128만 원에 판매된 제품이었다.

롯데홈쇼핑은 원산지 차이가 있는 상품을 ‘유사 상품’이라고 소개하면서 1/10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브랜드의 라이센스를 획득해 생산한 제품을 명품 브랜드 등을 언급하며 해당 상품이 고가인 것처럼 알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상무는 “쇼호스트 팀장을 경질하고 쇼호스트를 1개월 출연정지시켰다”며 “반성의 분위기가 사내에 공유됐고 21일 방송심의 자율준수선포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고소위는 “최근 롯데홈쇼핑이 애꿎은 심의팀을 징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심의팀에서 의견을 내도 관행이라면서 안 받아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 전원합의로 경고를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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