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수가 큰 실수인 것처럼 튀기고 튀겨져 거대한 팝콘이 됐고, 거대화된 팝콘은 이리저리 튀는 악플에 오염돼 너저분해지고 말았다. 달콤했던 팝콘이 쓴 팝콘이 된 건 한순간.

오염된 팝콘을 다시 달콤한 팝콘으로 만든 건 바로 그 팝콘을 사 먹은 소비자였다. 오염 자국을 닦아 내고, 고의로 오염시킨 악플러에 대한 단죄까지 소비자가 모두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그 팝콘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연신 고개만 숙인 것과 달리 소비자는 총명하게 대응했다.

가만히 있으면 생명을 빼앗기는 시대에 국민은 스스로 자기방어를 선택했다. 소비자가 움직인 건 바로 자기방어적 선택으로 보면 된다.

아이돌 그룹 ‘워너원’은 컴백 활동을 시작하며 ‘스타라이브’를 했고, 생방송 전 사담을 나누는 모습이 본의 아니게 노출돼 큰 논란으로 번졌다.

KBS 2TV <연예가중계> 방송화면 갈무리

워너원의 사담이 논란이 된 건 초심을 잃은 듯한 스타병적 모습이 발견됐기 때문.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이 나눈 대화는 충분히 사적으로 나눌 수 있는 대화였다. 방송 시작 전 나눈 대화이고 나눌 법한 이야기들이었으니 굳이 그렇게까지 크게 확대해 그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었다.

문제로 인식될 만한 것도 사실 크게 없었던 것이다.

논란의 근거로 확대된 건 하성운의 19금 멘트였으나, 팬덤이 디지털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음성분석 결과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 ‘대x각’이라던 건 ‘대따해라’ 억양의 ‘대답해라’로 판단됐고, 욕설은 ‘쉬쉬’하는 기계음으로 판명 났다. 게다가 ‘대답해라’라고 한 이는 하성운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결과적으로 몬더그린 현상이 맞았다.

방송이 나오지 않았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들의 사담 중 ‘잠을 잘 수 없는가’와 ‘왜 이렇게 스케줄이 빡센가?’라는 말은 그들에게 비난을 가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바쁜 스케줄을 만들어 내는 기획사에게 따져야 할 일.

컴백 방송 당시 그들의 스케줄은 2시간 혹은 4시간 정도의 수면 정도가 다였으니 그런 말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 배가 불러서 하는 말이 아닌 최소한의 생활 조건에서 할 수 있는 말이다.

또한, 강다니엘의 ‘우리는 왜 정산을 받지 못하는가?’와 박지훈의 ‘왜, 왜, 20%만 받아 가는가?’라는 말 또한 구조 자체의 문제이고 해결되기 힘든 부분이지만,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넋두리이기도 하다.

그룹 워너원이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앨범 '0+1=1(I PROMISE YOU)'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 2시간에서 4시간을 수면해 가며 활동하는데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도 희한한 일일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그들이 모르는 건 아니기에 그런 불만을 터뜨리는 것이 대중으로서는 불편할 수 있으나, 그들을 비난할 근거 또한 되지 않기에 넋두리로 받아들이면 된다. 더욱이 그건 방송이 되지 않아야 할 부분이 새어 나온 부분이기에 그들을 비난하긴 어렵다. 실수를 한 방송에 항의를 할 일이지.

그럼에도 그들의 잘못이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렇게까지 심하게 몰아붙여 비난하는 것도 옳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언론은 이때다 싶어 그들의 인성이 형편없다느니 이중적이니 비난을 했다. 그만한 근거도 없이 비난을 했지만 이후 어느 언론사도 사과는 하지 않았다.

기획사는 점점 자신의 일을 못하고, 팬덤은 이제 자기방어 차원에서 스스로 총명해지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그룹 워너원의 팬덤인 ‘워너블’이 전례 없는 총명한 대응을 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몬더그린 현상 정도는 이해를 할 수 있으나, 결론이 나는 과정까지 악질적인 행태를 보인 악플러는 처벌받아야 하기에 그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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