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인 블로거 '디제'님은 프로야구 LG트윈스 팬임을 밝혀둡니다.

LG의 붙박이 1번 타자 겸 중견수 이대형의 부진이 심상치 않습니다. 6월 18일 롯데 송승준을 상대로 개인 통산 4호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지만, 선수 본인이 당일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타격감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다섯 경기 타율은 22타수 3안타로 0.136에 지나지 않습니다. 타격감이 떨어지니 볼넷도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형이 지난 5경기에서 얻은 볼넷은 고작 1개입니다. 공격의 첨병인 1번 타자로서 출루를 하지 못하니 도루 역시 5경기에서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쳤습니다. 결정적으로 작년까지 부진할 때 노출했던 힘없는 내야 땅볼이 양산되고 있는 것 또한 심상치 않습니다.

박종훈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이대형의 부진을 감안한 듯, 이택근을 1번 타순에 전진 배치하고 이대형을 2번 타순으로 조정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습니다. 이대형은 이틀 동안 7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습니다.

▲ 어제 SK전에서 다른 선수들이 타격 연습을 마무리하는 가운데에서도, 박용택은 '농군 패션'으로 배트를 돌렸습니다. 올 시즌 박용택의 좌타자 상대 타율이 0.323에 달하지만, 어제 경기에서는 대타로도 출장하지 못했습니다.
과연 LG에 부진한 이대형을 대신할 적임자가 없는 것인가 묻는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박용택이 있습니다. 올 시즌 박용택은 작년 타격왕의 명성에 흠집이 갈 정도로 극도의 타격 부진에 빠졌지만, 그제 SK전에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이 살아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는 상대 선발이 좌완 투수였고, 구원 투수들 또한 줄줄이 좌완 투수였기에 큰 점수차로 승부가 기울어진 뒤에도 박용택은 기용되지 않았지만, 사실 박용택의 올 시즌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31타수 10안타 0.323로 마치 작년의 활황세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대타로도 기용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비록 외야 수비에서 어깨가 약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안정감에 있어서는 박용택도 결코 다른 선수에 뒤지지 않습니다. 작년 7월 11일 잠실 한화전에서 중견수로 자리를 옮긴 박용택은 이도형의 중월 홈런성 타구를 담장에 매달려 껑충 뛰어올라 잡아내는 대단한 호수비를 연출할 정도로 수비가 안정적입니다. 도루를 비롯한 주루 센스에 있어서도 리그 정상급입니다.

현재 LG의 외야진은 ‘빅5’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부진했던 이병규, 이진영, 이택근이 동반 상승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대형이 부진하다면, 대수비 혹은 대주자 등으로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가되,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도 훌륭한 박용택을 이대로 벤치에 앉혀두는 것은 낭비에 가깝습니다. 박용택이 외야 수비를 하면서 경기 감각과 더불어 타격감을 되찾을 수도 있습니다. LG가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내부 경쟁을 통해 다양한 견제 세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박종훈 감독이 언급한 바 있습니다. 박종훈 감독이 자신의 발언을 결코 잊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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