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2007년 대선 당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BBK 관련 서류를 취재하던 언론사가 보도를 하지 않고 이 대통령 캠프에 넘겼다고 폭로했다.

박영선 의원은 23일 YTN라디오'출발새아침'과의 전화통화에서 "BBK의 주인이 누구인지 본인(이 전 대통령)이 제일 잘 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것이 너무 오랫동안 가려져 있었고, 여기에는 그동안 2007년 당시 제가 BBK와 관련해 가지고 있던 서류를 취재하던 언론사가 보도를 하지 않고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 캠프에 갖다 준 사건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제 검찰도 언론도 모두 정도를 걷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00년 11월 MBC 기자 시절 이명박 당시 현대건설 회장과 BBK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MBC 경제매거진 갈무리)

법원은 22일 오후 11시경 검찰이 청구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23일 새벽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중이다.

박 의원은 "(구속까지)11년 걸렸다. MB가 BBK를 설럽했다는 동영상이 2007년 12월 19일 대선 3일 전에 발견됐다"며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주어가 없다'라는 논평을 냈고, 그래서 은근슬쩍 그냥 넘어갔는데 결국 사필귀정이고 만시지탄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사라졌던 주어가 다시 되돌아와 동부구치소로 가게 됐다. 11년 전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으면 대한민국 역사가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당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필로 심경글을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은 심경글에서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하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다' 등의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사실상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라며 "국민 앞에 정말 크게 석고대죄 해야한다. 가족들 운운하는 것, 본인이 그동안 거짓말을 해옴으로써 피해를 입혔던 부분에 대한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이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박 의원은 "이제 하나 또 남아있는 사건이 있다면 'BBK 가짜편지' 사건"이라며 "그 당시 'BBK 가짜편지' 사건을 흔들었던 사람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다. 이번 기회에 검찰이 과거를 털고 미래로 갔으면 좋겠다. 사실관계를 밝히는 입장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BBK 가짜편지'는 2007년 17대 대선을 앞도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여권이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를 '기획입국' 시켰다는 내용의 자료다. 당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이었던 홍준표 대표는 김경준씨와 미국 교도소에 함께 수감됐던 신명씨가 쓴 편지를 '기획입국'의 근거라면서 공개했다. 이 편지는 조작에 의한 가짜편지로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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