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국민TV 팟캐스트 ‘까고있네’ 최근 방송이 국민TV 이사회의 결정으로 삭제됐다. 해당 방송에선 유시민 작가, 김어준 방송진행자, 김용민 PD 등의 인사에 대해 비판을 했고, 이는 국민TV의 이념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TV분회가 반발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TV 까고있네(사진제공 국민TV)

앞서 ‘까고있네’는 7일 <박근혜 탄핵 선고 1주년 제1회 천하제일 나쁜놈대회>와 14일 <유아 낫 언론>을 업데이트했다. 국민TV 이사회가 문제 삼은 방송이다.

출연진은 1회 방송에서 386세대를 비판하면서 “무리 밖의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사람들, 자기의 정체성을 타인의 연대를 통해 확인하는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적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386세대가 그렇다. 그중 유시민이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어준과 김용민도 문제”라며 “책임이 없다고 아무 말이나 하는 건 386세대의 논리”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민TV 이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최악의 언론 후보로 서혜순을 마녀사냥한 이상호 기자와 배현진을 소재로 구MBC 경영진을 비판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지목했다"며 "김용민은 언론인이 아니라서 후보에서 제외된다는 언급도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TV 이사회는 “이런 비판은 국민TV의 정체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까고있네가 비판한 이들은)언론을 장악하고 국정을 농단한 세력의 척결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심정적으로 연대해온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동지적 관계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특히 김용민은 국민TV를 상징하고 있는 방송인”이라고 전했다. 국민TV 이사회는 “국민TV는 이분들에 대한 급진적인 비평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방송 삭제의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TV뉴스 로고(사진 제공 국민TV)

그러나 국민TV분회는 “이사회는 편집권을 부당한 이유로 침해했고 방송제작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외압을 행사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TV분회는 “언론의 비판에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며 “국민TV를 지탱하고 있는 조합원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김어준, 김용민, 유시민, 386,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어느 집단과 개인도 예외일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은 공기(公器)다. 조합원들의 전유물이 아닐뿐더러, 이사회의 사유물도 아니다”며 “중학교 윤리 교과서 정도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언론사의 경영진에게 다시 강조해야 할 상황에 노동조합이 표해야 할 것이 유감인지 우려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국민TV분회는 “편성편집권은 제작국 직원들의 배타적 권리가 아니므로 단체협상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국민TV 이사회의 몰염치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국민TV분회는 “이사회는 '까고있네' 방송을 정상화하고,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이 사태를 일으킨 책임자를 문책하고 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까고있네' 제작진 역시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작진은 “15일 방송을 수정하라는 상임이사의 권고를 받았고 21일까지 권고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16일 방송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비판 대상의 지지자들은 싫어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그러나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이 있어 수정을 요구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동의했지만, 우린 왜 삭제가 됐는지도 몰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백한 편집권 침해”라며 “명확한 해명과 책임 있는 조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국민TV가 프로그램을 삭제하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최진봉 교수는 “법적으로 명예훼손이나 명백하게 방송심의에 문제가 되면 삭제하는 게 맞다”면서 “그러나 특정 인물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진봉 교수는 “언론이라면 내 편과 네 편을 나누면 안 된다”며 “이는 자본 권력이나 정치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미디어 환경을 꿈꿔온 국민TV의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TV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질문과 답변. "정치적인 특정세력에 치우친 활동은 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국민TV 홈페이지 캡쳐)

한편 국민TV는 홈페이지 '자주하는 질문' 게시판에 <미디어협동조합이 특정 정파를 지지한다는 오해>라는 글을 올려 "정치권력, 재벌권력으로부터 자유로이 정론을 전달하는 것을 커다란 가치로 생각한다. 정치적인 특정세력에 치우친 활동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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