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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힙합 R&B의 전설, ‘솔리드’의 반가운 귀환[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8.03.21 18:18

90년의 전설들이 속속 소환되고 잇다. 앞서 H.O.T.와 젝스키스 등 90년대의 별들이 재결합으로 모이고 있는 중에 또 한 번의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90년대 힙합과 R&B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아이콘 솔리드가 돌아왔다. 그것도 21년 만에 말이다.

당시 폭발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홀연히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과 팬이 가장 궁금하던 이 의문점에 대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 to the light)’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룹 솔리드 정재윤(왼쪽부터), 김조한, 이준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 발매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조한은 “당시 바쁘게 산 것도 있지만 각자 하고 싶던 일이 있었다. 이준 씨는 대학을 졸업해야 헸고 우리도 쉬면서 리프레시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그렇게 조금 쉰다고 한 게 21년이 됐다. 해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당시 대학교를 졸업해야 했던 이준은 “솔리드 활동 전에 부모님과 약속한 게 있었다. 가요계 활동을 해도 꼭 대학교를 졸업하겠다는 약속이었다”며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사업을 하고, 결혼하며 아기도 낳으며 세월이 지난 게 20년이 됐다”고 덧붙였다.

21년 만에 재결성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 정재윤은 “1년 반 전에 친한 친구의 들러리를 설 일이 있었다. 태국에서 양복 입고 축가를 부른 적이 있었다”면서 “다음 날 아침을 먹으면서 ‘바쁘지만 한 번 뭉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준 씨와 김조한 씨와 같은 동네서 만났다는 건 엄청난 인연이다. 재능이 많다. 그냥 두기 아까웠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가수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2세에게 공개하지 않아 2세는 아버지가 가수였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이준은 “아이들은 제가 가수인 줄도 몰랐다. 학교 갔다 오니 아빠가 TV에 나왔냐고 물어 보더라”며 “집에 가수였다는 흔적이 없다. 트로피는 있지만 아이들이 관심이 없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그룹 솔리드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 발매 쇼케이스에서 리메이크 한 '천생연분'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90년대 당시 솔리드는 시류를 앞선 가수였다. 한국에는 힙합과 R&B가 생소하던 때였다. 정재윤은 “당시 시장 조사를 하지 않았다. 저희가 즐겨 듣던 음악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지만 ‘R&B가 뭐냐’며 반대가 많았다”면서 “누가 하고 있는 걸 하면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리스크가 있어도 새로운 걸 해 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시대를 앞선 음악과 복장을 하다 보니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한다. 정재윤은 “(복장이 워낙 튀어서)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해도 눈 오고 비 올 때 택시들이 안 세워줬다. 길거리를 지나가면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았다”고 공개했다.

당시 이준의 전매특허는 ‘지팡이’였다. 이날 기자감담회에서 선보인 지팡이가 90년대 당시 무대에서 사용된 지팡이였을까. 이준은 “4집 활동을 마치고 (미국)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공항에 갖고 들어가기가 뭐해서 이모에게 맡겼다”면서 “지팡이를 되찾으려 물어보니 ‘네 사촌형이 다리를 다쳤을 때 네 지팡이를 쓰다가 부러뜨렸다’고 해서 새로 제작했다”는 일화가 공개됐다.

이번 활동이 일회성 활동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활동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김조한은 “방송보다는 음반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열린 답변을 남겼다.

방송인 박경림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솔리드의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 발매 기자회견에서 솔리드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의 사회는 박경림이 진행했다. 박경림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솔리드를 너무 좋아해서 솔리드와 함께 사진을 찍던 교복 소녀였는데, 세월이 돌고 돌아 그 교복 소녀가 솔리드 새 앨범 기자간담회의 사회를 맡았다.

솔리드는 5월 19일과 20일 양일 동안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Into the Light'를 진행한다. 티켓은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오픈된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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