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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있는 삶'이 못마땅한 조선일보의 '기획'조선일보, "실리콘밸리와 거꾸로 간다'…"포퓰리즘 정책 밀어붙이기" 맹비난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3.19 11:5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노동시간 단축을 두고, 조선일보가 <눈앞에 온 근로시간 단축>이란 기획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이 기획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난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19일자 조선일보 1면.

19일자 조선일보는 <눈앞에 온 근로시간 단축> 기획의 일환으로 1면과 3면, 사설을 동원해 노동시간 단축의 문제점을 '기업의 입장'에서 서술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기업 78% "근로시간 단축, 경영 차질"> 기사를 게재했고,  3면에 <무조건 주52시간…잡스도 부러워한 한국의 '빠른 혁신' 느려질라>, <"유연성 필요한 4차혁명 시대에 1953년式 근로시간 규제">, <법정근로시간 어기면 사용자 징역형…세계 유례없이 센 처벌> 기사를 게재했다.

또 <실리콘밸리, 中關村과 거꾸러 가는 한국 근로시간 단축> 사설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포퓰리즘 정책은 무조건 밀어붙이면서 기업 활력 살리는 일엔 소극적인 것이 이 정부의 특징"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조선일보는 "본지 설문 조사에서 대상 기업의 78%가 오는 7월 근로시간 단축 조치 시행으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응답했다"면서 "특히 일정 기간 밤낮 가리지 않고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 연구개발(R&D) 분야나 IT, 제약·바이오 산업 등에서 우려가 크다. 주 52시간 이상 근로를 원천 금지한 관련 법 때문에 기술 개발과 신제품 출시에 지장을 받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반도체는 몇 달 먼저 개발하는 회사가 글로벌 시장을 독식하는 산업이다. 집중과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면서 "따라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6개월여 단위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막판 2~3개월은 밤샘 근무가 일상화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법정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차질이 빚어진다"면서 "R&D 특성상 교대 근무도 힘들다"고 말했다.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반도체뿐 아니라 IT와 바이오·건설·자동차·유통 등 대부분 산업 분야가 비슷하다"면서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영업직이나 해외 마케팅, 근무량이 일정 기간 몰리는 계절 인력 등도 마찬가지다. 정유업계에선 1년 중 2~3개월만 집중 작업하는 설비 보수 인력을 더 뽑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정부·여당이 근로시간 단축만 밀어붙이면서 보완책 마련엔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탓했다. 조선일보는 "유럽 주요국과 일본은 일감이 몰릴 때 집중적으로 일하는 '탄력 근로제'를 최대 1년까지 허용하고 있다"면서 "1년 단위로 법정 근무시간만 지키면 그 안에서는 신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아예 근로시간 규제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반면 우리는 탄력 근로제를 최대 3개월로 제한했고 신청 요건도 까다롭다"면서 "근로시간 위반 때 과태료만 물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는 사업주를 징역·벌금형으로 형사처벌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일할 때는 밤을 새우는 실리콘밸리와 중관춘의 문화가 미국과 중국의 경쟁력을 낳는다"면서 "우리는 개발자가 더 연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탄력근로제 개선안을 사실상 다음 정부로 넘겼다"면서 "포퓰리즘 정책은 무조건 밀어붙이면서 기업 활력 살리는 일엔 소극적인 것이 이 정부의 특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보도는 특정 업종만을 예로 들며 노동시간 단축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지난 13일 주간동아는 <[이슈] 근로시간 단축, 아무도 반기지 않는다고?> 보도에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았다. 

주간동아는 이번에 노동시간 단축으로 사라진 시간이 '주말에 일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주간동아는 "고용노동부의 2000년 행정해석에 따르면 연장근로 12시간 외에도 8시간 씩 휴일근무가 가능하다"면서 "이 때문에 토·일요일 하루 8시간씩 총 16시간 근무를 할 수 있다. 이를 모두 더하면 한 주에 최대 68시간을 일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간동아는 "주말을 반납한 강행군이 가능한 상황이니 한국의 장시간 근로 문제는 점차 심각해졌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 기준 한국의 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20%가량 많다"고 전했다.

또한 주간동아는 근로시간 단축의 주 대상이 되는 것은 제조업 종사자라고 밝혔다. 주간동아는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진행될 때마다 낮은 노동생산성이 늘 논란이 됐다. 한국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한국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것은 근로자의 탓이 아니다. 게다가 근로시간 단축의 주 대상이 되는 제조업 근로자는 더더욱 노동생산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주간동아는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 2016년 발표한 '노동생산성 변화의 원인과 결과'를 인용해 "한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2001년 이미 일본을 추월했다. 2007년에는 미국의 68% 수준에 도달했다. 2009년부터는 독일보다 노동생산성이 앞섰다. 단순히 노동생산성만 따진다면 제조업 분야의 근로시간 단축은 진작 이뤄졌어야 한다"고 밝혔다.

주간동아는 "실제로 근로시간 단축의 주 대상이 되는 것은 제조업 종사자"라면서 "고용노동부의 2016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직종 가운데 초과근로시간이 가장 높은 직종은 제조업으로 월평균 23.7시간을 초과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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