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녀들의 노출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데요. 어떻게 하면 시선을 잡아끌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언론에 노출될 수 있을지. 관심받기 위한 그녀들의 몸부림이 갈수록 참 가관입니다. 개인적인 욕구에 의해? 이름을 알리기 위해? 기업에서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등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도가 지나친 것만은 틀림이 없는 듯 합니다.

먼저 그럼 어떤 응원녀들이 있었는지 한번 알아볼까요? 별의별 응원녀들이 다 있네요.

튀기 위해 안달난 그녀들

가장 먼저 선빵을 날린 건 레이싱걸 김하율이었는데요. 상암동 응원녀로 화제가 된 뒤, 월드컵 응원 화보 촬영 및 응원 지휘 등으로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하죠. 이에 질 수 없다. 이번에는 레이싱걸 류지혜가 삼성동 화끈녀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레이싱걸 사이에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 같더군요.

각종 컨셉을 잡고 대한민국 16강을 기원하는 응원녀도 등장했는데요. 프리허그녀가 등장해서 16강을 기원하며 안아주겠다는 응원녀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한술 더 떠서 발씻기녀도 등장했는데요. 대한민국 16강을 기원하며 발을 씻자는데 좀 생뚱맞기는 합니다. 발씻기 협회에서 홍보차 나온걸까요?

이번에는 커피녀도 등장했는데요. 커피를 나눠주며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이 커피녀는 신인가수 리나로 밝혀졌는데, 타이틀곡이 모닝거피라서 커피를 나눠주며 응원을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번에는 소품(?)을 통해서 튀기도 하는데요. 문어인형을 가지고 응원하러 나와 인형녀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서울광장에 진도개를 데리고 응원하러 나와 진도개녀라고 불린 응원녀도 있었죠.

그리고 그리스 응원녀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된 신인배우 송시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녀의 경우 게임 프리스타일 응원대장으로 나와서 응원한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상큼녀라는 이름으로 불린 응원녀도 있구요. 갈수록 응원녀 이름도 억지로 붙이는 듯한...

아르헨티나 국기를 본따서 가슴과 등에 발자국을 찍어 아르헨티나 응원녀 혹은 발자국녀라고 불린 오초희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초희는 미스 함양출신으로 두여자닷컴이라는 쇼핑몰 대표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쇼핑몰 홍보를 한다는 질타와 함께, 아르헨티나 국기에 발자국을 찍어 개념 없는 행동을 했다고 하여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초희는 그렇게 욕을 먹고 공식적으로 사과까지 한 뒤, 나이지리아전에는 붉은 의상을 입고 다시 나타나기도 했었죠.

과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엉덩이가 보이는 옷으로 엉덩이에 습기찬다고 하여 똥습녀, 상의를 탈의하고 가슴에 축구공을 그려넣고 길거리에 나와 젖공녀 등으로 불린 임지영 역시 퓨전한복을 입고 파격적인 의상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임지영은 아르헨티나 전에는 노출 수위가 좀 약해서 화제가 안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나이지리아전에는 속옷이 비치는 퓨전한복을 입고 나와 속옷녀로 불리며 논란이 되기도 했죠.

그리고 나이지리아 응원녀라는 여자도 등장했는데요. 조용히 응원하러 왔다며 조심스럽게 인터뷰를 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알고보니 신인가수 애니라는 여자였습니다. 그런데 참 황당한 것은 우리나라 국기를 거꾸로 입고 나온 것이었는데요. 괜히 슬며시 홍보 한번 해볼까 하다가 무개념 인증하는 것 같은 생각에 안타깝기도 하네요. 이제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응원하는 것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데요. 일본에서 유학중인 손지은을 신주쿠 응원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튀기 위해 안달난 여자들 못지않게, 그런 여자들을 찾아 보도하기 위해 안달난 언론들의 경쟁도 참 치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리고 케이블 TV 리얼스토리 묘에서는 '제 2의 엘프녀를 찾아라'라는 코너를 통해서 신청자를 받아 미션을 주고 엘프녀를 뽑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4명의 여자들이 참가하여 미션을 달성하고 서로 제 2의 엘프녀가 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제 2의 엘프녀로 선정이 된다고 해도, 보는 시청자들이 과연 그 사람을 엘프녀로 인정을 할지는 의문인데요. 무슨 응원녀라고 붙는 것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붙는 것이지, 그렇게 억지로 상을 수여하듯이 붙여주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죠.

그리고 해변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나와 일광욕 즐기다 온 것 같은 여자들도 있는데요. 이런 여자들은 단순히 주위 남자들의 야릇한 시선을 받고 싶은 건지, 아니면 언론에 노출되어 이름을 알리고 싶은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을 데리고 함께 응원하며 우리의 붉은 악마 응원문화를 경험시켜주는 누님도 보이는데요.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지만, 너무 화끈(?)하셔서 좀 민망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진정 열광하는 것은

정말 이번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는 응원녀들의 이름도 참 다양한데요. 이제는 그런 이름들을 과연 네티즌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맞는지도 의문스럽습니다. 암튼 그렇게 억지스럽고, 더 강한 더 파격적인 노출 패션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튀어서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여자들을 보면 이제는 참 짜증스럽기까지 한데요.

진정 우리가 열광하는 것은 응원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응원녀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이런저런 응원녀라고 불릴 수 있는 컨셉을 잡고 거리에 나와 사진을 찍어 언플하는 것은 그저 잠깐 눈요기 꺼리로 화제가 될 뿐인데 말이죠.

이번 월드컵에서 그렇게 많은 응원녀들 사이에 진정한 응원녀로서 순수하게 시청자 및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얼마 전 나이지리아전의 페널티녀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페널티녀는 이번 나이지리아 전 중계 때 2:1로 앞서나가다 김남일의 수비 실책으로 야쿠부에게 페널티킥을 주면서 실점을 할 때, 우연히 카메라가 안타까워하는 붉은 악마를 비추면서 보인 여자인데요.

머리를 쓸어내리며 안타까워하는 그 모습과 더불어 탤런트 박소현과 아나운서 김석류를 닮은 듯한 그 외모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고 환호하고 있습니다. 붉은 옷을 입고 심하게 노출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지 않아도, 이렇게 축구를 즐기며 진심으로 응원하는 듯한 그 모습이 참 매력적이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진정 우리가 열광하는 응원녀는 이런 응원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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