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분당 300원과 장당 1600원.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금액의 차이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지난 12일 프리뷰어 97명은 방송사와 제작사에 “분당 300원이 아니라 장당 1600원을 달라”고 KBS 구성작가협의회에 성명서를 냈다. 현재 SBS를 제외한 다수의 방송사와 제작사는 분당 300원 수준의 단가를 책정하고 있다.

▲KBS, MBC, EBS, TV조선 등 수많은 방송사에서 프리뷰 단가를 분당으로 계산하고 있다. (사진=KBS구성작가협의회 홈페이지 캡처)

프리뷰는 방송 촬영본을 문서화시키는 작업을 뜻한다. 단순히 대사뿐만 아니라 상황과 장면 모두 글로 표현해야 한다. 런닝타임이 1시간인 영상물일 경우 평균적으로 3시간 이상의 작업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쉴 새 없이 타이핑을 해야 해서 시력이나 청력, 손목과 어깨에 피로도가 높은 업무다.

프리뷰어들은 “분당으로 단가를 책정하는 것은 영상물에 따른 노동 강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비합리적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뷰어들은 “같은 1시간짜리 영상이어도 영상물에 따라 분량은 10장에서 30장까지 다양하다”며 “이를 모두 같은 가격으로 처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분당 계산이 최저임금 기준에도 미달된다고 지적했다. 프리뷰어들은 “1시간 분량 기준 평균 3시간이 걸리는 점은 고려한다면 6000원인 셈”이라며 “2018년 최저시급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적정 가격은 장당 최소 1600원을 제시했다. 프리뷰어들은 “(장당 1600원은)그야말로 최저기준이다”며 “현재 장당 1600원에도 못 미치는 구인 글이 많아 우선 장당 1600원을 하한선으로 장당 시스템을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장당 계산은 일한 만큼 받는다는 기본적인 요구”라며 “같은 분량이라도 영상에 따라 작업량, 소요시간은 천차만별이기에 임금의 불합리성이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프리뷰어들은 “프리뷰 페이 개선 운동이 작가에게 고통을 준다는 제보가 있다”며 “분당 250원으로 프리뷰어를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담당 피디가 작가에게 프리뷰를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또 “250원에서 추가된 금액을 작가의 사비로 지급하게 하는 식으로 행동하는 악덕 제작사가 있다”며 “장당 1600원이라는 프리뷰페이도 확보가 어렵다면 제작사 운영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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