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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2회- 진짜가 왔다! 배성우, 굵고도 섬세했던 연기일상의 언어를 특별하게 만드는 노희경 작가의 힘
장영 기자 | 승인 2018.03.13 11:06

노희경 작가의 힘은 우리네 삶을 제대로 그린다는 점일 듯하다. 일상의 언어를 특별하게 만드는 노 작가의 장기는 <라이브>에서도 다르지 않다. 정유미와 이광수를 앞세웠지만, 2회 배성우의 연기는 노 작가 드라마에 빈틈없는 연기자들이 존재함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딜레마 자체인 경찰;
우리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보이지 않고 존재하지 않아야 진짜다

어렵게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지만 진짜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 경찰학교를 이수해야 하고, 시보로 경찰서에서 적응력도 키워야 한다. 이 모든 단계를 거친다고 경찰로서 삶이 매력적일 수는 없다. 어느 직업이나 품을 수밖에 없는 복잡함이 경찰이라고 없을 리 없으니 말이다.

경찰학교 졸업을 앞두고 매일 현장에 나가 직접 몸으로 배우는 그들은 하루하루가 지옥 같기도 하다. 평화로운 시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그들은 조금씩 경찰이 되어가고 있었다.

tvN 새 주말드라마 <라이브>

갑작스러운 호의에 어리둥절한 경찰학교 학생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말에 화가 나지만 목표가 명확한 그들로선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들이 경찰학교 졸업 전 마지막으로 간 곳은 대학교였다. 학내 분규에 경찰이 개입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학내 비리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은 총장실을 점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을 강제로 해산시켜야 하는 일은 이제 막 경찰이 되어가는 그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까지는 자신들의 모습이기도 했던 그들과, 이제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대립하게 된 상황에 복잡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경찰이라는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것 외에는 없다. 경찰 일을 그만두지 않는 한 그들의 선택은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들은 실제 현장에서도 많이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같은 과 친구가 이제는 시위대와 이를 막는 전경으로 나뉘어 대치했던 시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tvN 새 주말드라마 <라이브>

학내 분규를 다루는 과정은 하지만 아쉬움이 더 컸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농성을 하던 학생들의 모습은 이화여대 사태와 맥을 같이 한다. 박근혜 정권을 무너트린 그 시작점이 이화여대 학내 분규였다. 

당시 경찰을 투입해 강제로 학생들을 진압한 사실은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총장의 요구로 학내에 경찰이 들어와 농성 중인 학생들을 강압적으로 끌어내는 과정은 다시 박정희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극중 남녀가 다니는 학교로 달라지기는 했지만, 누가 봐도 이 상황은 이화여대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들이 학생들을 끌어내면서 힘겨워하는 장면이 더해지며 경찰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전히 현장에서 강압적인 경찰들의 행동으로 트라우마를 갖게 된 학생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굳이 이를 언급해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은 크다. 이 과정이 초짜 경찰이 진짜 경찰로 성장해 가는 데 중요한 의미로 작용하겠지만, 여전히 상처를 가진 학생들에게는 답답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tvN 새 주말드라마 <라이브>

2회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배성우가 연기한 오양촌이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형사인 그는 경찰학교 학생들에게는 분노의 대상이었다. 오양촌은 실제 경찰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완벽해 보이는 존재다. 

선배와 함께 미제사건이 되어가는 과거사건 범인을 잡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르는 그에게 경찰은 천직으로 다가온다. 경찰 조직으로 보면 온전히 형사로서 역할에만 충실한 오양촌과 같은 존재는 중요하고 값지게 다가온다. 하지만 가족의 시선으로 옮겨가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경찰인 아내 안장미(배종옥)는 남편이 싫다. 두 아이를 낳고 살고 있지만 이제는 이혼을 생각 중이다. 같은 경찰로 사랑하고 가정을 이루며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이제 그만이라는 생각 외에는 없다.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오양촌은 빵점이다.

tvN 새 주말드라마 <라이브>

가정에 그 어떤 관심도 없다. 장인장모가 위급하다는 소식을 듣고도 덤덤하다. 장례식에서 유일한 사촌 형제를 맞이하고도 엉뚱한 소리를 하는 이 남자와 더는 함께하고 싶지 않다. 형사로서 유능할지는 모르지만 가족으로서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 이 남자와 더 살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오래된 미제 사건을 해결하고 돌아가는 길에 양촌은 어쩔 수 없는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다. 신변을 비관하고 바다에 뛰어드는 남자를 그대로 두고 갈 수 없었다. 선배 호철은 그저 응급 전화만 하자고 했지만, 양촌은 그대로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었다. 

파도에 밀려 점점 바다로 향하는 남자를 힘겹게 구해 나와 응급조치를 하는 양촌. 그리고 이내 도착한 응급대원들과 경찰. 응급 대원들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아닌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 상황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던 양촌은 차 안에 있어야 했던 호철이 차에 없음을 뒤늦게 확인했다. 그리고 응급대원들이 호철이 이미 사망했음을 확인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응급조치를 멈추지 않으며 우는 양촌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tvN 새 주말드라마 <라이브>

자신이 구조한 사람을 살린 후 다시 사수이자 선배인 호철에게 달려가 응급조치를 하지만 이미 늦었다. 장인장모와 선배의 장례식이 한날한시에 열린 이 상황은 최악이다. 선배를 잃은 것도 억울한데 자신이 술을 마시고 취해 바다로 뛰어들어 이를 구하려던 호철이 사망했다는 식으로 뉴스가 나왔다. 

미제 사건을 해결하고 바다에 뛰어든 사람을 구한 사실은 빼고, 경찰서장이 한심한 경찰로 인해 유능한 경찰을 잃었다는 식의 상황을 만든 것에 분노한 양촌이 서장을 폭행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왜곡을 통해 희생양 만들기를 한 서장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양촌이었다.

술 취한 시민들을 옮기고 토사물을 치우는 것이 전부인 시보 경찰들의 일상, 그 일상이 너무 고마운 경찰들. 그런 일상이 가장 행복한 순간임을 시보들은 알지 못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사건과 그 사건을 해결하는 멋진 경찰이 되고 싶다는 막연함을 가진 그들에게 취객을 돌보는 일은 경찰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tvN 새 주말드라마 <라이브>

경찰을 소재로 삼으며 우려되었던 상황은 이미 등장했다. 과격한 시위, 그 하나의 현상만 부각시키면 시위대들이 잘못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과정, 그리고 경찰의 무리한 시위 진압으로 인한 피해들은 모두 빠진 채 오직 경찰의 시각만 부각되면 많은 것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그저 평범한 청년들이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 되는 가정을 그리는 것이 <라이브>다. 노희경 작가가 촛불 집회에 나가 목격한 경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드라마를 구상했다고 한다. 가장 진보했던 그 집회에서는 시민들도 경찰들도 철저하게 충돌을 억제했다. 그 과정에서 본 작가의 시선 속 경찰은 드라마를 통해 잘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경찰이라는 거대조직에 대한 시각은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분명 태생적 논란을 품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 주는 매력은 가득하다. 인간을 바라보는 노 작가 특유의 시각은 여전히 아름답다. 여기에 연기 구멍은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은 드라마를 더욱 단단하게 해준다. 그리고 배성우의 굵직한 연기는 반갑다. 영화에서 조연으로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는 그가 TV 드라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게 느껴질 정도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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