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자원외교 패턴 분석에 나선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PD수첩>에서 거론했던 포스코의 자원외교를 보다 심층적으로 다뤘다. 과거 방송이 큰 화제를 끌지 못한 이유가 네이버의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이번 방송 기사도 노선영 발언 관련 기사만 쏟아지고 있다.

MB 자원외교의 실체;
자원외교 실체 이어 방산비리도 터질 수밖에 없다

여자 팀추월 경기와 관련해 노선영 선수가 직접 출연해 입장을 밝혔다. 충분히 화제를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다. 선수들의 문제가 아니라 빙상연맹의 고질적 문제를 언급했다. 그리고 오직 금메달에만 집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결국 모든 것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노선영 선수는 현명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의미 자체를 두지 않던 분위기. 물론 평창동계올림픽을 거치며 이런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뀌었다. 금메달보다 도전 과정 자체를 국민들이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성과주의, 엘리트 체육으로 이어지던 분위기는 바뀔 가능성이 높다. 금메달까지 따면 좋은 일이지만 금메달을 따기 위해 선수들마저 차별하는 현재와 같은 방식은 구태라는 사실을 이젠 국민들이 더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노선영 선수의 인터뷰는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선수만 탓하면 결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빙상연맹의 적폐부터 제거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면 고질적인 문제는 사라져 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선영 선수의 인터뷰는 특별했다. 충격을 줬던 팀추월은 그렇게 우리 엘리트 체육의 실체를 다시 깨닫게 하며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번 방송의 핵심은 '포스코의 수상한 해외투자'였다. <PD수첩>에서 이미 한 차례 자세하게 다룬 적이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방송 후 권오준을 앞세운 포스코 뉴스가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과연 네이버는 무슨 역할을 했던 것일가?

뉴스를 만들지 않지만 선택을 하는 네이버는 절대 권력자의 위치를 지니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뉴스를 공급하는 위치가 된 네이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여론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네이버에 대한 규제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어져야 할 필요성이 농후하다. 그렇지 않다면 구글처럼 뉴스 자체를 소비자가 알아서 찾아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MB 자원외교와 포스코 해외투자는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와 포스코의 에콰도르 산토스 CMI 인수는 너무 닮았다. 현지에서도 왜 구매를 하는지 의아해 하는 회사를 거액을 들여 사들인다. 구매 과정에서 더 이상한 회사까지 포함된다.

누가 봐도 이상한 구매 후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고 곧바로 헐값에 매각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 혈세 수조 원은 공중분해되어 버린다. 문제는 잘못된 투자로 엄청난 손해를 끼친 장본인들이 처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모두 승승장구했단 점. 국민 혈세를 낭비한 자들에게 승진이라는 성과를 주는 MB 자원외교는 모두 유사하다.

<PD수첩>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산토스 CMI 구매를 하며 중개수수료로 300억을 지불했다는 사실이다. 100억 가치도 안 되는 회사를 800억을 주고 구매하면서 페이퍼 컴퍼니에 중개수수료로 300억이나 지불하는 계약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행태다.

페이퍼 컴퍼니인 EPC의 주소지가 영국임에도 그 중개수수료는 모두 스위스 계좌로 입금되었다. 다스의 해외 수입도 스위스로 향하고 있다. 이 기이한 돈이 모이는 종착지에 거대한 비리를 범한 마스터가 존재한다는 추론은 누구나 할 수 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30년 간 대한민국 정부의 해외 자원외교에 들어간 비용이 7조였다. 자원투자가 항상 성공일 수는 없다. 실패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서둘러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명박 시절 5년 동안 30조에 달하는 엄청난 자원외교가 이어졌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 그 자원외교 과정에서 하베스트나 산토스 CMI 인수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진 것일까?

캐나다 현지에서도 당황했다는 하베스트 인수와 관련해 기업 평가를 한 메릴린치가 관여되어있다. 자산 평가를 단 5일 만에 하며 5조에 가까운 돈을 들여 하베스트를 인수했다. 최소한 이 정도 규모면 3개월 이상의 실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단기간에 결정이 난 것은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메릴린치가 이명박과 깊숙하게 관련된 이유는 명확하다. 이명박 집사로 불린 김백준 아들이 메릴린치 서울지점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될 수 없다. MB 최측근인 최경환과 박영준이 깊숙하게 관련되었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여기에 석유공사 강영원 당시 사장은 소망교회 장로였다.

"마적단이 와서 포스코를 휩쓸고 불 지르고 간 꼬라지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포스코 계열사 전 사장의 증언은 이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워렌 버핏이 구매한 포스코 주식. 세계적인 투자가인 그가 한국 기업인 포스코를 구매했지만 그들 역시 마적단이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자원외교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이뤄질 수 없는 계약이 이뤄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자원외교를 선택한 이유를 정민우 포스코 전 해외협력팀장은 명료하게 밝혀주었다. 23년 동안 포스코에 근무한 전문가로서 누구보다 그 안에서 벌어진 말도 안 되는 일을 잘 알고 있는 그녀의 폭로는 <PD수첩>에 이어 다시 한 번 충격이었다.

정 전 해외협력팀장이 밝힌 MB가 자원외교에 집착한 이유를 간단명료하게 정의했다. '모두 해외에 있고, 산정이 쉽지 않다. 국내에 전문가도 적다. 미래 가치를 끌어다 현재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는 분식회계가 가능한 대표적 아이템이다. 결과는 수년 후에나 나온다'는 점에서 이명박이 자원외교에 30조를 쏟아 부은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자원외교 30조는 과연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이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따져봐야 할 문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포스코를 몰락 위기까지 끌어간 이는 누구인가? 석유공사를 부도 위기까지 내몬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잘못된 일을 하고도 승진한 자들은 어떤 이유인가? 모두 사법부가 수사를 해야 하는 과제들이다.

방산비리의 중심축인 김관진을 비호하는 사법부가 과연 자원외교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국민의 혈세 수십조를 휩쓸고 간 마적단들을 모두 구속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 단순히 형벌만이 아니라 그들이 취한 경제적 이득 역시 모두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 마적단들의 실체는 거의 드러났고, 그들이 행한 잔인한 범죄도 많은 부분 알려졌다. 마적단을 사법부 앞까지 데리고 왔다. 이제 모든 것은 검찰과 재판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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