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대북특사단 방북 성과 깎아내리기에 혈안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핵폐기로 가는 핵동결이란 위장평화 협상도 절대 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홍 대표는 이 같은 입장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는데, 정작 "대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한테 물어보시면 어떡하냐"고 답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당대표들에게 발언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8일 오전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DJ, 노무현의 남북정상회담은 막대한 달러를 북에 제공하고 우리 측의 요구에 북이 응한 정략적인 회담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문재인 정권의 남북 정상회담은 미국을 중심축으로 하는 국제적인 제재 압박을 견디지 못한 북측이 그 탈출구로 문 정권을 이용하는 북측이 기획한 남북 정상회담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어제 청와대 여야 대표회담을 하면서 줄곳 안타깝게 느낀 것은 김정은의 핵인질에 잡혀있는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선택이 김정은의 손바닥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북측의 이러한 의도는 전략의 변경이 아니라 전술의 변경일 뿐인데 그것을 순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문 정권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번 북측이 기획한 국제제재 탈피와 6·13 지방선거용 남북 정상회담이 북핵 완성 시간벌기용으로 밝혀진다면 문재인 정권은 국가적인 재앙을 초래한 정권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핵동결과 탄도미사일 개발중단으로 협상이 마무리 된다면 그것으로 대한민국은 김정은의 핵 질곡 속에서 영원히 신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핵폐기로 가는 핵동결이란 위장평화 협상도 절대 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홍준표 대표의 주장에 발 맞춰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대북특사단의 방북 성과를 깎아내리고 있다. 8일 오전 자유한국당은 장제원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핵동결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어제 청와대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가 '핵동결'임이 드러났다"면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북한의 목표는 핵동결 카드로 엄청난 경제적 댓가를 받고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고, 미국의 목표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중지를 통해 미국 본토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이 핵동결과 탄도미사일 개발중지 합의만으로 북핵문제를 타결한다면 이것은 대한민국을 핵식민지로 전락시키는 무술늑약이며, 우리 국민을 핵노예로 만드는 핵노예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특별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는 못하다. 7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영수회담에서 홍준표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무기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용으로 판명나면 정말 어려운 국면이 된다"면서 "어떤 대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이 "그렇다면 홍 대표께선 어떤 대안이 있느냐"고 묻자, 홍 대표는 "모든 정보를 총망라하는 대통령이 그것을 나한테 물어보시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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