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미투운동'이 여러 분야에 확산되며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희화화나 음모론도 같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미투운동에 대한 천박한 의식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1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흰 장미를 달고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흰 장미는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를 상징한다. (연합뉴스)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8일 ‘MBC 양지열의 시선집중’과의 전화통화에서 희화화되고 음모론이 나오는 분위기에 대해 “천박한 인식”이라고 평가했다. 백미순 대표는 “미투운동은 여성들이 피눈물을 흘리면서 하는 것”이라며 “(희화화와 음모론은)미투운동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천박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략으로 몰아가거나 자기 진영에 유리한 논리로 해석하는 것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미순 대표는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정치권이나 진영은 사실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백미순 대표는 미투운동에 대해 공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미순 대표는 “이 문제는 여성단체만·여가부·피해자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려면 광범위한 민관 공동대응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미순 대표는 “피해자가 고소하게 되면 경찰이나 검찰은 피해자에게 입증책임을 돌린다”며 “경찰·검사·판사 역시 성폭력에 대한 의심과 몰이해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고소한 후에도 무고나 명예훼손 등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며 “성폭력 피해자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실명이나 얼굴이 공개되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백미순 대표는 “가해자는 부인하거나 음모론으로 대응하다가 피해자가 나타나야만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언론도 사실 이에 편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피해자에게는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피해자가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미순 대표는 “피해자가 공익제보자이자 지지자, 사회인식과 제도를 바꾸는 주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투운동의 효과를 설명했다. 또한 “성폭력과 피해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미순 대표는 “이와 발맞춰 피해자를 위해 형사사법 시스템, 피해자지원체계, 사회적 인식이나 통념이 변해야 하는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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