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북한에 파견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특사단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들고 복귀했다. 대북특사단 방북 결과 발표에 따르면 남북은 4월 말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고, 북한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 대부분의 정당이 합의 성과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만은 "기가 막힌 이적행위"라고 맹비난을 가하고 있다.

대북특사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했다. 정 실장은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특사단으로부터 평양 방문 결과를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실장이 6개의 특사 방문 결과를 발표했다. 언론발표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과 북은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구체적 실무협의 진행해나가기로 했음"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Hot Line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 실시키로 했음"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음"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음"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음. 이와 함께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음"

"북측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음"

이 같은 성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환영 논평을 내놨다. 민주당은 백혜련 대변인 논평에서 "대북특사단이 기대 이상의 파격적인 성과를 가져왔다. 대북특사단이 역사적 성과를 도출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의 문을 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통했다고 본다"면서 "향후에도 대화를 지속하는데 있어서 상호 신뢰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백 대변인은 "내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통령과 5당 대표간의 첫 안보 현안 회동이 이뤄진다"면서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지키는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더 이상 색깔론이나 정쟁이 아닌, 한반도 평화를 향한 물꼬를 트는 일에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이용주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은 파격적으로 예우했고, 남북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파격적인 합의를 이뤘다"면서 "이번 합의는 잃어버린 남북관계 10년을 마감하고, 평화의 문을 여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사를 밝혔다. 정의당도 최석 대변인 논평에서 "한반도에 드디어 봄이 찾아오는 모양"이라면서 "대북특사단이 언론에 공개한 북한과의 합의문 내용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대북특사단의 발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면서도 "긍정적인 일이 전개될 수도 있고 진정으로 이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의용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이번주 후반 미국을 방문해 방북 결과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 (연합뉴스)

그러나 자유한국당만은 "특사를 보냈더니 핵보유국 인정하고 왔다"며 맹비난에 몰두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홍지만 대변인 논평에서 "우리는 정상회담을 미끼로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우회하려 할 것이라고 누누이 지적했다"고 밝혔다.

홍지만 대변인은 "북한은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보장이 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대화가 지속되는 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이런 약속은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시기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도 진정한 체제보장의 길은 없다"면서 "북한이 약속을 어길 수 있는 카드를 쥐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만 대변인은 "가장 어이없는 부분은 핵과 재래식을 남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말"이라면서 "핵에 눈이 달려 있느냐. 방향만 남쪽으로 틀면 우리를 파멸로 이끌 것이 북한의 핵무기"라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그 말을 곧이 듣고 공식발표를 하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이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해버린 것이다. 기가 막힌 이적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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