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박중현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학과장의 성추행 파문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의 취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조선일보가 공개되지 않은 피해 학생 진술서를 ‘단독’보도했기 때문이다. 피해 학생들은 SNS에서 “기사 보도가 아니라 폭행이다. 당신이 제2차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자 조선일보 기사.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앞서 조선일보는 <[단독]'밀실, 안마, 비비탄..박중현은 제2의 이윤택' 명지전문대 재학생 진술서 입수>라는 기사를 통해 학생들의 진술서 내용을 공개했고, 서울신문은 조선일보의 기사를 인용보도한 바 있다.

피해자 A씨는 “정말 이건 아니다. 지금 조선일보와 서울신문에서 메인으로 낸 진정서, 학생 진술서 복사본 사진과 내용은 학교 측에 신고하기 위해 저희가 떨리는 마음으로 힘들게 쓴 것”이라며 “학교 측에서도 진정서와 진술서 내용은 그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일보 L, K기자님. 학교측에 알아보니 사실조사위원회 대표 교수님만 가지고 있던 것이고 그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으며 사무실 서류정리함 안에 넣어놨다고 하는데, 대체 어떻게 가져가신 겁니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피해자 B씨도 같은 주장을 했다. B씨는 “K기자님은 도대체 어디서 마음대로 ‘단독 입수’하시고 저희의 피해 진술을 기사화하십니까?”라고 지적했다. B씨는 “왜 진술서가 인터넷에서 발견되어야 합니까? 훔쳐서 찍은 진술서 사진을 마음대로 가감 없이 전달하십니까?”라고 반문했다.

피해자 C씨도 같은 지적을 했다. C씨는 “진정서는 알려지길 원치 않아 학교 측에서 보관하고 있던 내용”이라며 “당신들이 저지르는 일은 돈벌이를 위한 범법 행위일 뿐”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가 공개한 피해자 진술서.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와 서울신문의 보도에서 진술서 입수 경위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디지털편집국 기동팀이 연극영상학과 재학생 37인의 진정서를 단독입수했다고만 밝혔다.

A씨는 “저희들의 수치심은 생각도 안 하시고 기사 쓰셔서 메인에 나니 기분이 좋으신가요?”라며 “지금 저희가 가장 두려운 사람은 바로 당신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저희의 아픔을 돈벌이로 이용하지 마세요”라고 강조했다.

B씨는 “만약 몰래 찍어서 쓴 기사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제보를 받았다면 왜 전화를 받지 않으십니까?”라며 “이건 기사 보도가 아니라 폭행입니다. 당신이 제2차 가해자라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장된 글을 읽어내려가며 너무나도 수치스러웠고 우리를 위하는 척하며 가명으로 적었다는 기자님이 소름 끼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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