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비판적 사고와 심층 보도 능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또한 “직업의 종말을 걱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도덕적 역량과 비판적 분석 능력을 갖춘 언론인이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 훨씬 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5일 열린 ‘2018 세계기자대회’ 개막식에서 <4차 산업혁명과 언론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언론의 신뢰도와 영향력 회복을 촉구했다. 그는 “직업으로서의 저널리스트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두운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방통위)

이효성 위원장은 “종이 신문의 구독률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방송 뉴스도 대중적 신뢰도와 영향력에서 쇠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영국 옥스퍼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세계 36개국을 대상으로 국민이 느끼는 뉴스 신뢰도를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그리스와 함께 공동 최하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효성 위원장은 ▶권위주의 정부하에서 정파성의 과잉으로 인한 공정성 약화와 언론자유의 위축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뉴스 소비 구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매우 낮은 뉴스 브랜드 인식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해 언론의 신뢰성이 크게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변하지 않는 가치를 되새겨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저널리즘의 본질이자 핵심인 환경 감시와 해석 기능은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시대에서도 기계가 아닌 저널리스트가 맡아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인공지능은 진실의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도 인용했다. 최근 발표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4차 산업협명 시대 뉴스에 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꼽힌 것은 언론의 사회 감시 기능(27.2%)이었다. 두 번째가 여론 형성 기능(19.6%), 그다음이 공동체 유지 기능(19.5%)이었다. 오락 제공 기능은 3.6%로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효성 위원장은 “뉴스 이용자들이 저널리즘의 환경 감시와 해석 기능을 중요하게 간주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회 공동체 유지 기능을 언론의 역할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효성 위원장은 “같은 조사에서 시민들은 저널리스트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윤리성(17.8%) ▲분석 능력(17.0%) ▲취재 분야의 전문지식(16.9%) ▲비판적 식견(14.1%)을 우선하여 꼽았다”며 “로봇 저널리즘은 윤리적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우며 비판적으로 사고할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직업 종말을 걱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도덕적 역량과 분석 능력을 갖춘 언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라”고 강조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가짜뉴스가 넘쳐흐르는 환경에서 양질의 저널리즘이 지니는 가치는 간과할 수 없다”며 “미디어 이용자들이 특정한 기호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좁은 집단들로 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공동체 전체의 공익을 증진하기 위해 환경을 감시하고 공론장을 형성하는 촉매의 역할은 저널리스트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은 천문학적인 양의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있다. 그들이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보다 더 다양하고 뛰어난 서비스를 전통적인 언론사가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언론의 강점은 그들보다 더 진실하고, 공정하고, 가치 있는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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