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9.10.19 토 12:06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하재근의 TV이야기
한승연, 정형돈의 위험천만한 발언[블로그와]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문화평론가 | 승인 2010.06.19 12:09

우연히 <kara in tokyo>라는 영상물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카라가 공항에서 출국하는 모습에서부터 일본 쇼케이스 현장까지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일본에서의 카라 열기는 대단했다.

촬영팀은 공항에서 카라 멤버들에게 여권공개를 요구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신분증, 여권 등의 증명사진은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증명사진을 찍은 후 시간이 지나 그사이 스타일이 변한 이유도 있겠고, 증명사진의 밋밋한 얼굴이 자신의 단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특히 화장과 조명에 익숙한 여성 연예인이라면 더욱 증명사진에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보통은 여성 연예인일수록 증명사진을 감추려 하게 된다. 한승연과 니콜도 그랬다. 그러다가 결국 보여줬는데, 문제는 여권사진을 못 보여주겠다고 하면서 내세운 이유였다.

니콜은 사진이 안 예뻐보인다고 했다. 반면에 한승연은 놀랍게도, ‘안돼요. 베트남 소녀에요.’라고 말했다. 다른 멤버에게 슬쩍 보여주며 ‘야 이걸 보여줄 수 있겠냐’고라고 하기도 했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참 많이 보는데, 그중에서 제일 황당한 경우가 기껏 해외활동 나가서 외국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을 할 때다. 이번에도 그랬다. 물론 과거에 한 프로그램이 중국에 가서 대놓고 현지인을 비하했을 때처럼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해외활동을 시작하는 마당에 이런 위험발언이 터진 것은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이 잘 안 나왔다’, ‘민낯이라 안 된다’ 등등 할 수 있는 얘기는 많다. 왜 그 대목에서 베트남이 나온단 말인가? 진짜 베트남 소녀들이 이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될까? 극히 위험천만한 발언이다.

한국은 동아시아 대중문화산업의 중심국이고 특히 핵심적인 아이돌 공급국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아이돌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한다. 동아시아인들의 한국 아이돌에 대한 열정은 정말 엄청난 수준이다.

카라는 한국의 대표적인 걸그룹이므로 카라의 행보도 동아시아에 널리 알려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누구보다도 국가차별, 인종차별에 주의했어야 했다. 그래서 이번에 한승연이 보여준 무감각, 부주의가 더욱 놀랍다. 전혀 베트남이 나올 맥락이 아니었는데 왜 굳이 베트남을 거론했을까?

여러 번 지적했지만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국제화시대다. 한국대중문화산업 특히 아이돌은 충분히 국제화 됐다. 이젠 타국에 대해 말조심해야 한다. 1980년대처럼 방송에서 우리끼리 ‘동남아 순회공연’, ‘시커먼스’ 어쩌고 하면서 낄낄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란 말이다.

기획사는 아이돌에게 다문화교육, 타문화인을 존중하는 법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제작진은 이런 발언이 나왔을 때 그대로 내보낼 것이 아니라 잘라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주의를 기울이는 것 같지 않다.

착한 방송으로 이름 높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단비>에서도 지난 라오스 편에서 위험천만한 장면이 나왔었다. 단비천사 민효린에게 정형돈과 김용만이 호감을 보인다는 상황극에서였다. 그 둘이 민효린에게 말을 걸자 개그맨 김현철이 나타나 민효린을 데려가 버렸다. 그때 정형돈과 김용만이 한 말이 놀라웠다.

정형돈 : ‘중국인을 만나는구나’

김용만 : ‘중국 갑부를 만나는구나 .... 아유 불쌍해라’

   
 
거기서 중국인이 왜 나오나? 중국 갑부를 만난다며 불쌍하다고 하는 건 또 무슨 경우인가? <단비>에서 김현철은 뭔가 모자라고 못 생긴 캐릭터로 나온다. 그런 김현철을 표현하면서 ‘중국인’이라는 말을 쓴 것이다. 황당한 방송 사고였다. 얼마 전 ‘택연이 과거에 중국인 소리를 들을 정도로 외모가 부족했다’고 했던 방송사고가 떠오른다.

나름대로 지각 있는 연예인이라고 알려진 정형돈마저도 인종차별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무심코 하고, 착한 방송이라는 <단비>마저도 그것을 잘라내지 않고 태연히 내보낼 정도로 인종차별, 국가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이렇게 희박하다.

이러다 언제 무슨 국제적 사고가 터질 지 알 수 없다. 장나라가 한국 쇼프로그램에서 무심코 한 말로 중국인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던 사건은 애교에 불과하다. 지금과 같은 무신경이 계속 되면 정말 무슨 사태가 생길 지 알 수 없다. 타국인들도 자존심과 자긍심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동아시아 인종차별에 반드시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중국에서 커져가는 혐한의 목소리가 예삿일이 아니다. 일본은 과거에 아시아인을 싸잡아 무시하고 백인 행세를 했다가 아직도 국제적 밉상으로 찍혀있다. 세계 2위권의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동아시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 경제개발 좀 했다고 그새 잘난 척하고 동아시아 무시하는 한국도 만만치 않게 밉상이다. 정신 차려야 한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하재근/문화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21
전체보기
  • 오늘시험점수잘나옴 2010-07-06 15:19:58

    내용을 보니까 한승연이나 국내 연예인들을 까는게 아니라 한국인들의 외국, 특히 한국보다 못사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편견과 비하에 대해 지적하는것 같구요 굉장히 좋은 내용이네요... 더욱이 연예인들은 외국인들과 많이 접하니까 더욱 주의하고 교육을 받아야 겠지요... 괜히 팬들이 자기 연예인 욕하니까 기사에 악플 다는 것 같네요...   삭제

    • 한승연팬이긴한데 2010-07-06 15:08:37

      한승연 누나가 비하하는 의도는 아닌것같고 딱보니까 가무잡잡하게 나왔다는 걸 그렇게 말한것뿐 하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서도 기분이 나쁠수도 있고, 아이돌연예인이라는게 항상 매스컴의 관심을 받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니 언행을 조심해야한다는 말인데...흠 연예인의...숙명이랄까..뭐 사람마다 어떻게 받아들이냐 나름이겠죠..   삭제

      • 2010-07-06 14:55:16

        한승연이 사진이 잘나왔으면 베트남소녀처럼 나왔다고 했겠냐
        기자가 잘 짚었구만 왜 지적질임?ㅋ
        단비에서의 중국인 발언이랑 뭐가 다름?????
        dvd에 포함된영상이든 공중파방송이든 잘못된 말을했으면 고칠줄 알아야지   삭제

        • 기자 시름 2010-07-04 14:14:21

          "베트남--→피부가 한국인보다 까무잡잡하다." 이런 속뜻을 모르고 베트남인을 비난 한 것이라니요...
          "피부가 너무 하얗게 나와서 완전 서양사람인데" 이러면 서양인 비난 하는 것인가요?... 기사 쓰실거면 자세하게 알고 쓰시길. 괜히 유명인들로 기사 보게 하려하지 마시고요.   삭제

          • 9624hh 2010-07-02 15:34:34

            솔직히 한승연이 말한 '베트남 소녀에요'는 못생겨서 그런게 아니라
            본인이 한국사람인데 한국사람처럼 나오질 않아서 그런예길 한거잖아요   삭제

            • 아이고 2010-07-02 06:20:56

              카라빠들 쉴드 쩌네요.
              나도 햄빠인데 저런 발언은 충분히 위험하다 생각합니다.
              제시카 고메즈가 증명사진 공개 꺼리면서 "안돼요 한국인처럼 나왔단 말예   삭제

              • hide 2010-07-02 02:03:03

                위험한 발엄임....입장 바꿔생각 해보삼..
                하지만.. 카라 라면 용서 한다.
                다시는 안그러길 바랍니다.   삭제

                • ㅋㅋㅋㅋㅋㅋㅋㅇㄹ 2010-06-28 02:00:43

                  얼마나 할게 없으면 그런거 까지 기사화 시키시나 솔직히 우리나라에 국제결혼중에 베트남여자가 제일 많고 베트남이 대체적으로 까무잡잡하게 생겨서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색안경으로 바라볼수 밖에 없는 현실인데 그걸 가지고 시비트는건 좀 과장아닌가요? 그리고 저건 그냥 베트남처럼 생겼다는거지 직접적으로 '베트남 소녀처럼 못생기게 나왔어' 가 아니라 베트남 소녀처럼 피부가 너무 까무잡잡해서 보이기 민망하다는 뜻으로 보이는데요. 그리고 저거 정형돈씨 발언은 왜 같이 내보내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갖고는 안되겟어서?   삭제

                  • 충분히 공감;; 2010-06-28 00:27:04

                    기사 쓸게 없는게 아니라 주의를 하자는것 아닐까요?
                    그리고 아무리 농담이라지만 듣는사람에게는 좀 오해의 소지를 일으킬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자님의 말씀에도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네요...
                    일본은 과거에 아시아인들을 싸잡아 무시했다는 이야기도 좀 오해의 소지가 있는듯합니다..
                    이제 한국은 엄연히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려고 하는데 따라서 시민들의 의식도..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설수 있기를 바랍니다..   삭제

                    • 카밀리아 2010-06-27 23:20:38

                      일단 그영상자체가 원래 돈내고산dvd에 들어있는건데 그걸다운받아서보고 그걸비난하고 앉아있네 어이가없다   삭제

                      2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19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