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언론이 자신들이 연 집회를 축소보도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규탄대회' 참석 규모를 언론이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28일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우리가 엊그제 청계광장 앞에서 애국시민 규탄대회를 했다"면서 "그런데 일부언론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3.3㎡가 한 평이라고 한다. 한 평에 보통 3명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문제제기는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이 했다. 박성중 의원은 "그날 온 신문, 방송, 각 네이버 관련 글을 보면 방송에서는 많은 방송이지만 한두 개 방송에는 (김영철 규탄집회를)일체 방송하지 않았다"면서 "신문도 많은 신문이 있지만 두세 개 신문 외에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인터넷신문에서 했는데 판단 문제니까 그 내용은 얘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성중 의원은 "여기 계신 우리 기자 여러분들은 그 상황을 상세히 위에 보고했을 것으로, 취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만 사장 이하 집행부, 민주노총의 노조 집행부에서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의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을 겨냥한 의심으로 풀이된다.

박성중 의원은 "그날 모인 인원에 대해서 어떤 신문은 3000명, 몇 개 신문은 1만 명, 더팩트 등 일부 인터넷 기사는 15만 명으로 나왔다"면서 "제가 시위에 대해 많은 곳을 참여했기 때문에 잘 안다. 한평은 3.3㎡다. 가로, 세로가 1.8m이다. 50cm에 1명씩 쓰면 한 평에 최소 10명 이상 들어간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000평에 들어가면 1만 명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성중 의원은 "청계광장 앞에 광장이 7000평 정도 되는데 꽉 차면 우리가 10만 명이 된다"면서 "이번에는 청계광장부터 조흥은행 사거리까지 꽉찼다. 또 청계광장 연단부터 서울시청 앞까지 꽉찼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최소한 10만 명 정도는 봐줘야 하는데 어떻게 3000명이 나오고 어떻게 1만 명이 나오느냐"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여기 계신 기자 여러분들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일부 저에게 제보된 내용을 보면 경찰 내부에서 1만 명 정도 추산될 것이라고 하다보니 거기에 따라 쓴 것 아닌가 하는 정보가 있다"면서 "정말 앞으로 비판은 자유지만 팩트는 팩트대로 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지난 2016년 겨울부터 이어진 촛불집회 당시 집회 참가인원 집계 방식에 대해 경찰과 집회 주최 측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자, 경찰은 지난해 3월 성신여대 융합보안학과 연구팀에 의뢰해 '집회 시위 인원 산정방법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경찰이 당초 사용하던 페르미 추산법은 집회 기간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시점에 '단위면적 당 인원수'와 '집회 구역의 면적'의 곱으로 전체 집회 참가 인원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3.3㎡당 앉으면 5~6명, 설 경우 9~10명이 운집할 수 있다고 보고 집회 인원을 추정해 왔다.

집회 주최 측이었던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광화문 인근 지하철역 승·하차인원 통계, 광장과 인접 도로나 공터, 지하도 등의 시민 분포 현황과 밀도, 통신업체 발표 등 다양한 방식과 경찰의 페르미 방식을 활용해 참가인원을 추산했다.

보고서는 "경찰이 집회 시위 참가 인원 규모를 추산하는 목적은 집회 시위 관리를 위한 경찰력 투입 및 운용의 규모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준이면 충분하다"면서도 "경찰의 집회시위 참가인원 추산 결과 역시 경찰의 법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제고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객관적이고 정치 중립적으로 집계함으로써 추산결과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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