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JTBC 뉴스에서 '단독' 표기가 사라진다.

JTBC는 28일 공식입장을 내어 "JTBC 뉴스가 앞으로 자사의 단독 취재라 하더라도 뉴스 프로그램에서 '단독'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JTBC 보도국은 지난주 평기자들을 포함한 회의체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뉴스 혁신안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보도국은 "그간 취재 경쟁에서 '단독'이 가져다 준 긍정적 효과가 있었던 반면, 표현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단독 기준을 엄정하게 할 것을 논의해왔으나 기준 자체가 모호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결국 아예 사용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고 밝혔다.

JTBC 보도국 한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모험일 수도 있으나, 이제는 이런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신뢰도와 영향력 1위의 뉴스'라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기자들이 이견 없이 동의한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단독'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 해서 취재의 치열함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한 주 동안 실험적으로 '단독'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오히려 더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JTBC뉴스룸' 2018년 1월 17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JTBC는 지난 1월 17일 '뉴스타파'가 단독 보도한 이대목동병원 주사 처방 실태 보도를 같은 내용으로 같은 날 단독을 붙여 내보내 논란을 빚었다. 당시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기사는 김성수 기자가 부모님 한 분 한 분 설득하고 읍소해 기록을 받은 뒤 한 장 한 장 분석해서 확인한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사실을 인지한 부모님들이 다른 언론사에 풀을 했고 뉴스타파 보도 시점 이후에 보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기사를 가로채는 짓을 계속하는 JTBC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김경수 뉴스타파 기자가 입수한 이대목동병원 사망 신생아 진료비 계산서. (뉴스타파 1월 17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이에 대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뉴스타파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므로 공식적으로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며 "꼭 이번 일 때문만이 아니라 해도, 단독을 붙이는 것에 대해선 더 신중해질 것이다. 단독에 대한 기준도 강화하고, 내친 김에 또 다른 센세이셔널리즘이 없는가를 다시 살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JTBC 보도국은 이번 뉴스 혁신안을 계기로 '단독' 표기를 버리는 것 뿐만 아니라 사건·사고 뉴스의 선정성을 배제한다는 원칙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엽기적 사건이나 치정 사건 등의 경우 필요 이상의 구체적 묘사와 연속 보도를 지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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