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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근로시간 단축에 '노동개혁'이라는 볼멘소리"기업 부담 늘어....문 정부는 노동 반개혁 조치뿐"…중앙일보, "최저임금 악몽 되풀이 안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2.28 11:03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이 안건은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그런데 보수언론은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면서도, 기업의 부담을 걱정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28일자 조선일보는 <근로시간 단축, 노동개혁과 함께 가야> 사설에서 "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는 근로시간을 줄여 '과로 국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넓혀온 지 오래됐다"면서 "그간의 장시간 노동은 노사 간 일종의 묵계였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근로자들은 높은 할증률을 적용한 후한 초과근로 수당을 선호했고, 기업은 수당을 높게 주더라도 사람 더 뽑는 것보다는 낫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이제 근로시간 단축은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서뿐 아니라 일자리 늘리기를 위해서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문제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기업 부담"이라면서 "기업이 못 버티면 삶의 질은커녕 일자리 자체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계에선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기업에 12조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 가운데 70%가 중소·영세기업 부담"이라면서 "이미 정년연장, 통상임금 범위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이 이뤄진 상황이다. 마치 연쇄폭격당하듯이 기업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쪽에서 기업부담을 늘리면 다른 쪽에선 부담을 줄여주는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면서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노동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경제가 파산 위기에 몰렸던 네덜란드는 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사용자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바세나르 협약을 맺어 위기에서 탈출했다"며 "2002년 독일의 하르츠 노동개혁도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채용도 늘리는 선순환의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우리 정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노동개혁은 하나도 없고 모두 노동 반개혁 조치뿐"이라고 주장했다. 

▲28일자 중앙일보 사설.

28일자 중앙일보도 <영세기업 외면한 근로시간 단축, 땜질 보완책 우려된다> 사설에서 "정부는 근로시간이 줄면 국민이 '저녁이 있는 삶'을 되찾고 신규 채용도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엄혹한 현실이다. 지금 영세기업들은 최저임금 과속 인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그런데 또 다시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충격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한국경제연구원은 52시간 제한 이후 기업이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연 12조10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면서 "이 비용의 70%는 중소기업이 떠안게 된다. 근로단축으로 부족해진 인력 26만6000명을 추가 고용하고 법정 공휴일도 유급휴무로 전환되는 데 따른 비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고려해 환노위는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올 7월부터 시행하되, 50인 이상과 5인 이상은 각각 2020년 1월과 20201년 7월로 시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허용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하지만 이걸로 충분할지 의문"이라면서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쉴 때도 생산 납기를 맞추기 위해 공장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 근로자를 더 고용할 여력이 없으면 자동화만 가속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로 단축으로 영세기업 근로자의 실질 임금 감소도 우려된다"면서 "본회의에서는 이런 현실을 정밀하게 반영해서 영세기업에 대한 탄력적 예외조항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 두더지 잡기식 땜질 보완책에 급급한 최저임금 혼란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8일자 한겨레 사설.

반면 한겨레는 "노동시간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노동시간 단축' 전기 마련한 근로기준법 개정> 사설에서 "이번 합의에서 3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1년 6개월간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했는데 영세 기업의 어려움을 고려하더라도 '노동시간 양극화'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최대 쟁점이 돼왔던 휴일근로수당을 '중복할증'이 아니라 현행 150%로 유지하기로 한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민간기업에서도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법적공휴일을 유급휴일화하기로 한 조항은 의미가 크다"면서 "적용되는 노동자 범위도 휴일수당 중복할증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무한노동'을 가능케 했던 노동시간 특례업종을 올 9월부터 26개에서 5개로 줄이고, 5개 업종도 최소 11시간 연속 휴식을 보장한 것 또한 진전이다. 궁극적으론 '폐지'로 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평균(1764시간)에 비하면 '혹사'에 가깝다"면서 "노동자들이 명실상부하게 '저녁이 있는 삶'을 찾고, 일자리 나누기 효과까지 나타나려면 과제가 적잖다"고 전했다. 이어 "'편법'이나 '꼼수'가 나오지 않도록 엄격한 시행과 함께, 노사정 모두 지혜를 모아 보완대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제 겨우 노동시간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라고 밝혔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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