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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추억③] 더 이상 올림픽 무대에서 볼 수 없는 그녀들[블로그와] 임재훈의 스포토픽
스포토픽 | 승인 2018.02.28 10:30

4년 마다 개최되는 올림픽 무대는 결코 아무에게나 그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가진 선수라 하더라도 부상이나 슬럼프로 인해 생애 단 한 번도 올림픽 무대에 서보지 못하고 은퇴를 맞는 경우도 있지만 또 어떤 선수는 선수생활 내내 수차례 올림픽을 경험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여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무대와 작별을 고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성과는 각자 다르겠지만 ‘이별’이라는 한 가지 의미는 공통적으로 남을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홍보대사이기도 한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21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린지 본이 시상대에서 성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 81회 우승에 빛나는 본이지만 올림픽은 영광의 기억보다는 아픔의 기억을 더 많이 안겨준 무대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본은 토리노 동계올림픽 훈련 도중 넘어져 부상을 입었고, 헬기로 후송돼 밤새 치료를 받은 뒤 이튿날 출전을 강행해 8위에 올랐다.

밴쿠버대회에서는 경기 도중 오른쪽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고도 활강에서 금메달,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전복 사고를 당해 부상으로 대회 출전이 좌절됐다.

하지만 본은 좌절하지 않았다. 피나는 재활 훈련 끝에 본은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했다.

생애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기를 원했지만 끝내 생애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자신의 주종목 활강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지만 생애 마지막 올림픽 경기였던 알파인 복합에서는 회전 경기 도중 기문을 놓쳐 완주에 실패했다.

비록 본의 바람대로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그가 보여준 올림픽을 향한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노력은 올림픽 역사에 남을 것이다.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시상식을 마치고 관중들을 향해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 이상화 역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무대를 떠난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5위에 오르며 처음 올림픽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4년 뒤인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같은 종목에서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 ‘빙속 여제’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미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따낸 이상화는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기를 바랐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기대하는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는 문제는 단순히 올림픽에 참가하는 문제와는 다른 문제였다.

이상화가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부상과 슬럼프에 시달리는 사이 고다이라 나오(일본)라는 라이벌이 세계 1인자 자리에 올랐고, 이상화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게 됐다.

주변의 기대와 우려 속에 출전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는 결국 고다이라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라던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3회 연속 메달이라는 그에 못지않은 업적을 이뤘다.

이상화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할 것으로 보였지만 1~2년 더 선수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림픽은 사실상 평창이 마지막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지난 2월 16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0m 경기에서는 45세의 나이로 올림픽 최고령 메달에 도전한 '철녀'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이 역주를 펼치고 있었다. 

1972년생인 페히슈타인은 1992년 알레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알레르빌 동계올림픽 여자 5,000m 동메달로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그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5,0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까지 동계올림픽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독일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AP=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그가 작성한 올림픽 기록 6분46초91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그는 당시 대회에서 3,0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이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5,000m 은메달로 그의 3연패 기록을 마감해야 했지만 여자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차지, 올림픽 금메달 행진이 끊어지지는 않았다.

2009년 2월, 혈액 도핑 규정 위반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페히슈타인은 징계가 끝난 2011년 2월 다시 빙판으로 복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종별선수권 여자 5,000m와 팀추월에서 동메달을 따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이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4위)와 5,000m(5위)에 출전해 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세계 정상급의 기량은 여전했다.

그리고 그는 올림픽을 앞둔 2017-2018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5,0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45세의 나이로 올림픽 시즌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오랜 기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열정이 가라앉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놀랍지 않을 수 없다. 

평창 무대에서도 페히슈타인의 질주는 열정 그 자체였다. 레이스가 이어질수록 페이스는 떨어지고 메달권에서도 점점 더 멀어져 갔지만 페히슈타인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페히슈타인은 7분05초4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미 메달 획득이 무산됐음을 알았던 탓인지, 체력이 바닥난 탓인지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인 채 트랙을 돌던 페히슈타인의 고개를 들게 만든 것은 관중들의 박수갈채와 환호였다. 

이날 페히슈타인의 경기를 지켜 본 관중들은 국적을 초월해 올림픽을 향한 26년에 걸친 페히슈타인의 위대한 도전에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페히슈타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손을 흔들어 관중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의 최종 순위는 8위였다.

14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에 출전한 박승희가 힘찬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영광을 뒤로 하고 스피드 스케이팅에 도전했던 박승희 역시 평창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트랙을 떠난다.

박승희는 쇼트트랙 선수 시절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한 ‘쇼트트랙의 여왕’이었다.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민하던 박승희는 평소 관심을 가져왔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의 전향을 결심했고, 결국 4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로 설 수 있게 됐다.

박승희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 경기에서 31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메달을 따낼 수 있는 순위는 아니었지만 박승희는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서 한국 동계 스포츠 역사상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과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모두 올림픽에 참가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25일 여자 30㎞ 매스스타트 클래식 시상식에서 기쁨을 표현하는 비에르겐[AFP=연합뉴스]

노르웨이의 '철녀' 마리트 비에르겐은 가장 화려한 올림픽 은퇴경기를 가졌다. 

비에르겐은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일인 2월 25일 마지막 경기로 치려진 크로스컨트리 여자 30km 단체출발 클래식에서 1시간22분17초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여자 4 x 5 km 계주에서 금메달, 스키애슬론에서 은메달, 10㎞ 프리에서 동메달, 팀 스프린트 동메달을 따낸 비에르겐은 이번 대회 다섯 번째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하면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낸 비에르겐은 37세의 나이로 참가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메달 5개를 추가, 동계올림픽 사상 개인 최다 메달 기록을 15개로 늘렸다.

4년 뒤 41세가 되는 비에르겐을 베이징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평창에서 비에르겐의 마지막 금메달 획득 장면을 지켜본 우리는 말 그대로 크로스컨트리의 역사와 올림픽의 역사를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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