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아이돌을 이끌어 온 정형돈과 데프콘이 하차한다. 3월 7일 녹화를 마지막으로 떠나는 그들을 향해 시청자들은 유독 아쉬워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정형돈과 데프콘이 떠나면 사실상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80% 이상 무너지는 것이기에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이 프로그램의 정체성 그 자체였기에 더욱 그렇다 느껴지는 것.

시청자들은 ‘정형돈과 데프콘이 없는 주간아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둘 모두가 없으면 그냥 폐지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란 말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건 정형돈과 데프콘이 또 유독 호흡이 잘 맞았다는 점 때문이다. 나잇대를 보면 아저씨의 위치이지만, 아이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이해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이가 그 위치를 맡을 수 없다 보고 있다.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제작진 또한 아이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고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스스로 찾아 연출해 줬다는 점에서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이돌 팬덤의 마음이다.

천편일률적인 가요 프로그램에 나오는 스타의 모습보다 좀 더 상세히 자신의 스타를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희망과도 같았다.

팀을 대표하는 한두 명만 지상파나 케이블 유명 프로그램에 출연해 끼를 알릴 수 있는 종전과는 달리, 이 프로그램에선 조금 엉뚱하거나 부족해도 그게 끼로 인정돼 많은 활약을 하고 이름도 알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아이돌 입장이나 기획사 입장에서도 둘의 하차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알려지기로는 시즌제로 간다는 말도 있고, 폐지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시즌제로 간다는 소식에 아이돌 팬덤이나 대중은 바라지 않는 분위기다. 정형돈과 데프콘이 없는 프로그램은 의미가 없기에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보고 싶은 아이돌이 시즌제일 경우 출연할 수 있음에도 바라지 않는 건 조금은 이상한 일이지만, 제대로 매력을 알릴 수 없다면 아예 출연 자체를 바라지 않는 것과 같아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주간 아이돌>은 그들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그들 자체가 <주간 아이돌>을 위한 맞춤형 MC였으니 그렇다. 더욱이 이름값 높은 아이돌은 그들을 보고 출연했지만, 다른 이라면 쉽게 출연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할 수 있겠지만 분명 비교될 수밖에 없으니, 시즌제는 현 상황에선 자충수일 수밖에 없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프로그램을 이어 나가고 싶은 마음은 있을 것이다. 그만큼 채널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준 프로그램이니 당연한 마음이겠지만, 시청자는 거부를 하고 있다. 특이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팬덤 시청자들이 바라는 게 있다면 그건 시즌제라도 정형돈과 데프콘이 다시 여는 것. 그 외엔 바라는 게 없을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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