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인 블로거 '겨울엔우동'님은 프로야구 LG 팬임을 밝혀둡니다.

오늘 경기 폐인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여전히 이해불가능한 투수교체부터 시작해서 찬스를 못 살려내는 타자들까지.. 김선우가 상당히 엘지전에 약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승리하리라 생각했던 경기였는데 김선우는 공략했으나 그걸 지켜내지 못하고 바로바로 분위기를 내주면서 졌네요. 투수는 투수대로 쓰고 결과는 최악으로 나온 경기였습니다.

묘한 분위기는 처음부터

분위기 따라 좌지우지 되는 두산전은 오늘 처음부터 묘한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1회부터 무사만루라는 기가막힌 찬스를 가지고 시작을 했는데 엘지팬들이 한주 잘했다고 너무 기대감을 심었나 봅니다. 박병호는 힘이 잔뜩 들어간 스윙으로 일삼다 삼진으로 들어가고 정성훈의 2루타성 타구는 이진영의 베이스러닝 미스로 단타에 그쳐버립니다. 오지환이 잘 골라나갔기에 망정이지 무사만루의 절호의 기회에서 한 점만 뽑고 끝날 뻔 했습니다. 하지만 찝찝한 건 그게 문제가 아닌 조인성의 잘 맞은 타구를 손시헌이 기가막히게 걷어냄으로 인해서 4:0이상 벌어질 분위기가 2:0에서 마르고 타려던 분위기를 못 탔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나온 최준석의 홈런.. 그렇게 분위기는 두산으로 넘어갔습니다.

똑같은 만루의 찬스에서 점수 잘 내는 되는 팀과 못 내는 팀의 차이를 보여줬죠. 한희는 항상 불리한 카운트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계속 승부를 어렵게 끌고 갔고 만루의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종욱의 볼넷 나올 때 저 또한 한편으로 차라리 컨디션 나쁜 고영민이 이종욱보다 훨씬 낫겠지 했는데 생각이 짧았죠. 엘지전의 고영민은 평소의 그 고영민이 아니라는걸요. 아니나 다를까 그 만루에서 기가 막히게 홈런을 쳐내더군요.

이번 3연전의 구멍을 모두 메워주다

두산 타선의 최근 구멍이라고 생각한 고영민과 김동주에게 완벽하게 영점을 잡아준 오늘입니다. 앞으로 남은 두 경기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네요. 컨디션이 쭉 나빴어야 할 상황인데 오늘 제대로 타격연습을 시켜줬습니다. 고영민은 홈런 두개.. 김동주는 안타 따박따박 때려가고.. 최준석에게도 홈런을.. 하다못해 대타 유재웅까지 홈런치게 만들었죠. 오늘의 대량실점도 문제지만 타격감을 그대로 내일, 모래 경기까지 가져갈 거라는 거에 굉장히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매번 거론하는 투수운용

오늘도 당최 이해할 수 없는 투수운용에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한희에겐 무슨 경험을 쌓아주려는지 계속 마운드에 올렸으며 (투구수도 많았는데 말이죠) 다음에 나온 이상열 선수는 왜! 김동주, 최준석까지 상대를 하느냔 말입니다. 이상열 선수가 정우람이라도 된다는 소리인지 우리팀의 좌투수는 싱싱한 분들이 없다는 걸 왜 모르실까요. 그것도 한주 시작인 화요일인데 말이죠. 그 타이밍을 놓치고 뒤늦게 올라온 선수는 다름 아닌 정재복이었습니다. 난타전을 하고 있는 와중에 아직 점수차도 크게 벌어지지 않은 상황인데 왜 정재복을 내었을까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듯이 그 상황에선 김광수가 먼저 올라오는 게 맞다고 봅니다. 김광수 선수가 올라와서 맞아 나가서 점수차가 더 벌어진 다음에 정재복이 올라왔다면 모르겠습니다만 경기 중반이고 서로 난타전을 하는 와중이라 점수차도 크게 벌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최근 경기력도 좋지 않고 어찌 보면 지금 1군 투수 중에 패전 처리급으로 있는 선수를 올린다는 건 4회에 게임 포기하겠다는 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그리고는 점수차가 더 벌어지니까 이제는 승리조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하듯 줄줄이 올라오더군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기용입니다. 오상민 선수도 올라와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타자를 상대하고..(오상민선수 나이가 얼만데..) 김기표, 이동현까지.. 투수들 컨디션 조절차 올린거라면 일주일동안 개점휴업했던 오카모토를 올려서 점검을 해야죠. 정작 실전 컨디션 조절해야할 선수는 올리지도 않으니 답답합니다.

난타전을 잠재운 두산의 신인

투수운용 못하는 건 김경문 감독님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만 두산과 우리의 차이점은 두산은 저런 신인 듣보잡 투수가 올라와도 잘! 막고 간다는 것입니다.(반면에 엘지는 신인 듣보잡 선수가 올라올 기회조차 없죠.) 뭐 엘지전이니까 가능한 거 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이재학이란 생전 처음 올라온 투수가 나와서 몇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냈습니까? 처음 등판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고 볼넷 남발도 했지만 그런 투수조차 공략 못하는 타자들.. 처음보는 투수라서 정보가 전혀 없어서 공략을 못한 것일까요? 엘지타선에 신인급 선수라곤 오지환뿐인걸 감안한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정말 할 말 없습니다.

득은 없고 실만 가득한 오늘 경기

물론 대타들은 나와서 안타치고 잘했지만(이택근 빼고) 경기를 포기했다면 투수라도 아끼고 갔어야 했는데 이도저도 아니고 그렇다고 승부를 걸어본 경기도 아니고 난타전을 하다가 분위기를 뺏기자 그대로 말아먹은 오늘 경기입니다. 분명히 내일, 모래 경기에 오늘경기결과는 상당히 안좋게 작용할거 같습니다. 그냥 한경기 진 걸로 치기엔 충격이 크네요. 내일은 직관예정인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야구를 미치도록 즐기는 1인, 블로그 http://leeraki.tistory.com/ 운영중.. 무적엘지의 90년대의 영광을 다시 꿈꾸며 오늘도 야구를 보는 열혈 야구팬이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게 인생과 야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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