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 중에 하나가 응원이고, 붉은 악마다. 전국민이 12번째 선수이고, 붉은 악마가 된다. 붉은 악마중에도 유난히 눈에 띠는 전사가 있으니, 미모의 붉은 악마라고 할 수 있다. 그녀들은 네티즌에게 단순한 호기심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예인의 길을 걷기도 한다.

월드컵이 배출한 대표적인 미모의 응원녀는, 가수 미나, 그룹 '폭시'의 엘프녀 한장희, 얼마전 에콰도르 평가전에서 '상암동응원녀'로 주목을 받은 레이싱모델 김하율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지난 주 '대한민국vs그리스'의 경기가 열린 날, 여지없이 나타난 미모의 응원녀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이 그리스에 2:0으로 승리한 직후, SBS취재진이 영동대로에서 길거리응원을 했던 두명의 여성과 인터뷰했고, 그 중 한명은 아나운서보다 빛나는 외모덕분에, 네티즌으로부터 '그리스 인터뷰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옆에 친구 역시, '예사롭지 않다'는 호평(?)을 받았다.

허나 남다른 포스를 보여 준 대표 응원녀는 따로 있었다. 애국가가 흐를 때 가슴에 손을 올린 초절정 미모의 여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패션에서 풍기는 센스는, 포털을 뒤덮겠다는 작정을 하고 응원에 나선 것으로 보일 정도다. 이 여성은 '그리스+응원녀=그리스응원녀'라는, 그리스전을 대표하는 미녀 붉은악마로 등극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름은 송시연, 인터넷얼짱출신에 모델로 활동중이며, 연기자지망생으로 밝혀졌다.)

그리스전을 통해, 미모의 붉은 악마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지금. 아직 아르헨티나전과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아르헨티나응원녀', '나이지리아응원녀'의 등장이 예상된다. 만약 한국이 조별예선을 통과하고 16강, 8강 이상으로 나아갈 경우, 넷심을 흔들 미모의 악녀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김국진과 함께 한, 미녀군단의 정체는?

13일 방송된 해피선데이 <남자의자격>에선, 남아공 현지로 떠난 이경규와 김태원 등의 응원장면보다는, 국내 각 지역에서 응원을 하던 붉은 악마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남격' 멤버중 유일하게 남은 김국진은, 삼성동 코엑스앞 길거리응원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수많은 붉은 악마가 함께 한다지만, '남격' 동료들이 없다는 건, 제 아무리 김국진이라도 소리를 높이기에 버겁고 쓸쓸하기 마련이다. 그 우려를 씻게 하고, 옆에서 그를 지켜 준 '꽃보다응원' 미모의 F4가 있었다. 김국진을 보필하듯 나란히 앉아, 함께 목소리를 높이고 박수를 쳤던 4인방. 과연 그녀들은 누구인가?

언뜻 보기에도 일반인으로 보이진 않는다. 연예인지망생? 아니다. 미유, 가현, 수진, 효니로 구성된 신인그룹 HAM(햄). 햄은 디지털싱글 <T.T. Dance>로 지난해 데뷔한 여성 4인조 그룹이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맞아, '국가대표팀의 테마(우리는 하나)'를 발표하기도 했다. 들어보면, '아, 이 노래...'라고 할 만큼 익숙한 멜로디. (그러나 정작 월드컵 응원가는 트랜스픽션 '승리의 함성'에 독무대)

HAM(햄)이 신인그룹인데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김국진이 잠깐이라도 소개를 해준 장면이 나왔다면 좋았을 법 했다. 그러나 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그녀들도 멘트하나 없이, 박수치고 환호한 게 다 였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쟤들 뭔데, 김국진과 끌어안고 친한 척 하는 거지?' 혹은 '카메라에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게, 연예인해도 되겠네?'라는 반응을 부르기 쉬웠다. 한마디로 연예인이, 일반인으로 둔갑해버린 것.

그녀들은 앨범까지 낸 가수였다. 그래서 일반인 혹은 연예인지망생이 주목받는 응원녀 대열에선 제외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분명 햄을 모르는 시청자는 그녀들이 궁금했을 것이다. 오히려 김국진이 소개를 안 시켜준 것은, HAM을 홍보하기엔 더욱 좋은 여건이었다. 그녀들이 일반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궁금증을 유발하고, 알고 싶은 욕구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햄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리스응원녀'와 '그리스인터뷰녀'에 햄은 묻히고 말았다. 현재 걸그룹이 워낙 많아 햄까지 시선을 나눠주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라, '남자의자격'을 통해 인지도를 한껏 끌어 올리려던 햄에겐, 그리스전 응원녀들이 복병이 된 셈이다. 뿐만아니라, SBS에서 '남자의자격'에 제동을 걸면서, 햄은 한 번 더 묻힌 꼴이 됐다. 다음 주엔 김국진이 남아공에 합류한다. 졸지에 김국진에게 버림받은 듯한 모양새가 된 햄이 애처롭기도 하다.

그래도 햄에게 희망은 있다. 국가대표팀의 테마곡 '우리는하나'를 불렀기 때문이다. 한국대표팀이 승승장구하고, 햄의 '우리는하나'를 줄기차게 듣다보면, 응원녀에 채이고, TV에 자주 출연하지 못한다해도, 곧 얼굴없는(?) 가수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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