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음악은 서양식 오케스트라와는 조우하기 어려운, 경계선이 뚜렷한 장르로 인식되기 쉽다. 하지만 두 영역의 간극을 좁히는 시도가 오는 2월 23일 이루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공연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가 그 사례에 속한다.

이번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는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중개자로 현대음악사에서 평가받는 윤이상의 작품 가운데서 ‘예악’과 ‘무악’, 국립국악원이라는 ‘전통음악’과 경기필하모니 오케스트라라는 ‘서양음악’이 교차하는 연주 방식의 공연이다. 특히 이번 시도는 전통음악과 서양악단 최초로 교차 연주가 시도된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달개비에서 진행된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 간담회 (사진제공=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달개비에서 진행된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 간담회에서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은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를 개최하는 취지에 대해 “이번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 작업을 하면서 윤이상의 음악을 통해 우리 전통음악의 위대한 가치를 조명하고 싶다”며 “윤이상 음악의 뿌리가 된 우리 음악을 조명하고 제대로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이사장은 “국립국악원의 동양음악과 서양음악을 교차 연주하다 보니 어렵다”며 “전통음악의 위대함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희선 국립국악원 학예실장 역시 “서양음악의 관점에서 우리 음악을 조명하는 자리가 이번 공연”이라면서 “윤이상이 추구하던 음악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기획에 국립국악원이 참여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 학예실장은 “윤이상의 음악은 서양 지휘자가 한국의 전통적인 리듬을 모르면 연주하기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서양의 연주 기법으로 보면 실현 불가능해 보이지만, 악기 별로 나뉘어져서 리듬이 만들어지는 걸 악보에서 볼 수 있는 음악이 윤이상의 음악”이라고 전했다.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 포스터 (사진제공=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성시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윤이상이 작곡한 다수의 작품들은 독일의 작곡 기법을 이은 부분도 있지만 우리 전통과 연계시켜 새로운 분야를 창출했다는 점이 독일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점”이라면서 “윤이상의 작품은 다른 작곡가의 컨템포러리 멜로디를 지휘할 때와는 다른 점이 있다. 한국적인 멜로디의 흐름이 다른 작곡가의 곡과는 다른 묘한 매력과 깊이가 있다”고 윤이상의 작품을 상술했다.

이어 성 지휘자는 “윤이상은 곡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한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교감이 있다. 이분의 곡을 더 해보고 싶을 정도로 묘한 매력이 있다”며 “‘예악’ 앞부분이 어렵다. 예악의 맛을 어떤 방식으로 살려야 하나 해서 리듬 구성에 있어 조심스러웠다”고 전했다.

전통음악과 서양악단이 처음으로 교차 연주 진행되는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는 23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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