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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재복, 혹사의 그늘[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0.06.14 12:56

* 필자인 블로거 '디제'님은 프로야구 LG트윈스 팬임을 밝혀둡니다.

최근 2연승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였던 더마트레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패전을 안았습니다. 4.1이닝 동안 투구 수가 98개에 달했고, 5피안타 5볼넷을 허용했는데, 특히 제구가 문제였습니다. 더마트레는 상대 타자와의 풀카운트 승부가 6번에 달할 정도로 제구에 애를 먹었는데, 직구를 제외하면 변화구가 듣지 않았고, 뚜렷한 결정구가 없는 약점이 패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2:2로 맞선 5회말 박기남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이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되었는데, 5회초 LG 타선이 동점을 만든 직후 5회말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화근을 자초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더마트레의 제구가 흔들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릴리스 포인트가 불완전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더마트레보다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그를 구원한 정재복이었습니다. 5회말 4:2로 뒤진 1사 1, 3루에 등판해 김상훈에게 적시타를, 안치홍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고, 6회말에도 연속 볼넷 이후 적시타로 재차 실점했습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5회말 2사 후 5:2에서 안치홍을 범타 처리하고 이닝을 종료했다면, 8회초 박병호의 3점 홈런이 동점타가 되었을 것입니다. 정재복은 구위와 제구 모든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정재복은 큰 점수차로 리드하거나 뒤지고 있을 때 롱 릴리프로만 등판하고 있을 뿐, 재작년까지 필승 계투조에 속해 박빙의 상황에서 틀어막을 수 있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6회말에 정재복을 구원 등판한 오상민이 승계 주자를 실점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자칫 정재복의 평균 자책점은 더욱 치솟을 뻔 했습니다.

   
  ▲ LG 정재복 ⓒ연합뉴스  
 
정재복이 이처럼 부진한 것이 전임 김재박 감독 하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혹사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선발로 돌아선 작년에 이미 ‘홈런 공장장’으로 전락하며 우려를 자아냈는데, 올 시즌 박종훈 감독이 젊은 투수가 아닌 정재복을 패전 처리나 롱 릴리프로 기용하는 것은 재작년 수준의 구위로 어떻게든 회복시켜 필승 계투진의 일원으로 활약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일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경기 6회말 8:2 6점차에서도 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정재복의 실망스런 투구는 혹사의 그늘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입증했습니다. 한때 LG 불펜을 이끌었던 정재복과 정찬헌이 모두 혹사로 인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올 시즌 비교적 불펜이 강화되었지만 두 투수의 부진과 공백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박종훈 감독이 투수 혹사에 대한 전임 감독의 전철을 밟지 말고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4회말 2사 2루에서 안치홍의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준 김태완의 수비도 아쉬웠습니다. 김태완이 전진하면서 처리했다면 충분히 범타 처리가 가능했는데, 뒤로 물러나는 바람에 바운드가 튀면서 김태완의 키를 넘겼습니다. 김상현에게 홈런을 허용한 후 더마트레의 추가 실점을 막았다면 한숨 돌리며 추스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을 것이고, 4회말 2점을 뽑은 것이 역전으로 연결되어 5회말의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항상 내야수는 땅볼 타구를 처리할 때 바운드를 줄이며 적극적으로 전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박병호는 오늘도 8회초 3점 홈런을 터뜨리며 4경기 연속 홈런을 이어갔습니다. 박병호의 네 개의 홈런이 모두 솔로가 아닌 최소한 2점 홈런 이상으로 주자를 모아놓고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영양가 만점이었습니다. 여전히 빅5 중 네 선수는 침체 중이고, 이대형마저 부진에 빠지려는 즈음에 4번 타자로서 박병호가 타선을 홀로 이끌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마무리 오카모토가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 놓고 역전 홈런을 허용하며 패배했지만, 이후 LG는 3연승으로 이번 주를 4승 2패로 마무리했습니다. 특히 기아와의 3연전에서 선발 투수들의 분발로 불펜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럽습니다. 비록 오늘 경기는 패했지만, 롯데와 삼성도 나란히 패하면서 3위권과의 게임차는 2.5로 유지되었습니다. 다음 주 두산 및 롯데와의 홈 6연전이 이어지는데, 두산과의 주중 3연전에는 LG의 선발 투수진이 다소 약한 것이 걸리지만, 주말 3연전에는 롯데 타선의 분위기도 다소 떨어지게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 다음 주 주중 3연전이 SK와의 원정 3연전임을 감안하면, 두산 및 롯데와의 6연전을 최소 3승 3패로 끌고 가야합니다. 중위권이 극도의 혼전을 보이는 이때 연승을 하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연패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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