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SK브로드밴드 자회사 홈앤서비스가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기본급이 아닌 보전수당을 조정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자회사를 설립하고 대부분의 하청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했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인해 여전히 자신이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희망연대노동조합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7일 오전 서울 종로 SK그룹 본사 앞에서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인 홈앤서비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부는 홈앤서비스 전환 이후에도 소속 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인해 자신을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지부는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일부노동자의 기본급이 사측의 '꼼수'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홈앤서비스는 최저임금 회피 꼼수와 제대로 된 산업안전교육을 외면하고 있다. 또한 자회사에 맞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만들겠다는 임금체계TFT는 하청업체의 실적급체계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부가 홈앤서비스 노동자 53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448명(84.5%)은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자신이 여전히 비정규직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현재 일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낮은 임금'(83.2%)로 나타났다. 홈앤서비스 전환 이후 가장 큰 불만사항 역시 '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59.8%)였다. 임금수준과 임금체계에 대한 불만족도는 각각 95%를 넘었다.

지부는 "통신업종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의 비율이 58%에 이르고 있지만 가장 힘든 부분으로 낮은 임금을 지적하는 노동자의 비율이 83%에 이른다"며 "도대체 SK는 무슨 이유로 하청회사와 다를 바 없는 자회사를 만들었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부는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에도 홈앤서비스가 '꼼수'를 부려 최저임금위반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월 환산 1,573,000원이다. 현재 홈앤서비스 노동자들 대부분의 기본급은 158만원"이라며 "그런데 홈앤서비스는 158만원도 안 돼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일부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그대로 둔 채 수당을 조정하여 최저임금위반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자 대부분이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고,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는 노동자들 역시 추가수당 조정 등으로 인해 임금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지부는 "SK는 자회사 뒤에 숨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커녕 자회사 설립을 미화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진짜사장 SK는 홈앤서비스의 실패를 인정하고 전면에 나서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직접고용으로 사용자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7월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설립하고 고속인터넷과 IPTV를 설치·수리하는 협력업체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임금과 수당은 기존 센터를 운영하던 협력업체 기준으로 지급해 노동자들로부터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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