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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 '미디어 산업화 논리' 우려[대선후보 미디어정책] '미디어 공공성·독립성 확보' 최우선 가치 삼아야
서정은 기자 | 승인 2007.12.17 23:31

"미디어정책의 올바른 방향은 여론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확보하는 쪽으로 맞춰져야 한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공공 영역을 지켜내기 위해 신문·방송 겸영과 공영방송 민영화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17대 대선 후보들의 미디어정책과 공약에 대해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의 평가는 한마디로 "깊은 고민과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산발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미디어 정책과 견해를 살펴봐도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공적 가치와 영역에 대한 중요성이 간과돼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산업 논리'와 '효율성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미디어정책에 대해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높다.

   
  ▲ 14일 열린 '17대 대선 후보 미디어정책 평가 토론회' ⓒ서정은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지난 14일 주최한 '17대 대선후보 미디어정책 평가 토론회'에서도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공공 영역을 지켜낼 수 있는 미디어정책이 고민되고 입안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앞으로 가장 첨예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문방송 겸영과 공영방송 민영화에 대해서도 "여론 다양성을 붕괴하고 미디어의 공공 영역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이유로 일제히 '반대' 의견을 밝혔다.

김승수 전북대 신방과 교수  "미디어 난개발·민영화 대신 공공성 강화 정책 필요"

   
  ▲ 김승수 교수  
"갈등과 대립을 유발하는 미디어정책을 짜선 안된다. 미디어정책 1순위는 조화와 타협, 조정과 협력이다. 그동안 미디어의 공적·사적 영역을 나눠놓았는데 다시 주인을 찾아주겠다며 갈등을 부추기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미디어 정책과 방향을 토론하면서 가장 선차적인 문제를 골라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미디어의 난개발, 과잉생산과 투자로 비효율성이 극대화되선 안된다. 차기 정권은 미디어를 더 민영화하고 더 개방함으로써 국민을 괴롭히지 말고 사회적으로 더 필요하고 더 공공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사실상 대선 후보들의 미디어 정책을 살펴보면 집권 뒤에 서로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특히 경제효율성이나 시장화, 민영화 등 효율성을 추구할텐데 향후 시민사회의 견제가 중요하다. 공공영역이 축소되고 과잉시장화, 과잉사유화 정책이 추진될 때 미디어 진영이 어떻게 반응할 지가 중요하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신문방송 겸영, 의제설정 독점 가속화"

 
▲ 양문석 사무총장  
"이명박 후보의 유일한 공약은 '21세기 미디어위원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어떤 의제를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쓸데없이 언론을 자극해 지적을 받느니 일단 함구하고 향후 6개월 내 모든 정책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후보 캠프의 인사들, 한나라당 내 미디어쪽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말해온 것이 바로 신문방송 겸영과 공영방송 민영화다.

이 후보는 특히 지상파를 제외한 유료방송에서 신문과 방송의 교차소유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인데 보도와 종합편성PP에 조중동이 들어올 경우 여론 의제설정의 독점 현상이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보도채널과 종합편성PP에 대한 교차소유 허용에 분명히 반대한다.

실패 사례로 꼽히는 프랑스 TF1의 민영화 과정도 우리 상황과 동일하다. TF1의 경우도 우파에서 공영방송을 공격하면서 편파성을 문제삼아 민영화 운운하다가 집권 이후 실제 민영화를 실시했고, 그 결과 보도 기능이 약화되고 선정성이 높아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KBS MBC EBS가 구축돼 있어 SBS가 공영방송 쪽으로 수렴되고 있다. '다공영 1민영' 체제가 1민영을 공영방송 쪽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1공영 다민영'은 일본 사례만 봐도 공영방송을 고립시키면서 유료방송과의 경쟁, 저질화, 선정화, 특정 정당의 나팔수 전락 등의 결과를 초래한다. 미디어의 공공영역을 지켜내는 것이 한국 사회의 핵심 가치다."

박건식 MBC PD "이명박 후보 정책, 여론 다양성 붕괴 '위험'"

   
  ▲ 박건식 PD  
"MBC·KBS 2TV 민영화와 신문방송 겸영은 여론 다양성을 무너뜨리는 정말 위험한 정책이다. 따라서 우리사회 여론 다양성을 위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보루다. 지금처럼 유료방송 천국 시대에서 과연 우리사회가 '다공영' 체제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명박 후보의 입장대로 보도전문채널에 교차소유를 허용할 경우 지역 KBS와 MBC, 민영방송 등 지역 보도기능이 무너져 지역 여론의 다양성까지 붕괴될 수 밖에 없다."

△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후보들에게 미디어정책이 과연 있는가?"

   
  ▲ 최경진 교수  
"각 대선 후보들에게 체계적인 미디어정책이 과연 있는지, 있다면 왜 제시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21세기 미디어위원회'를 구성한다면서 어떤 의제로 어떻게 구성해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 등 기본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21세기 다채널 환경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히려 방송의 공익성이 더 절실해지는 상황에서 민영화는 옳지 않다. 신문방송 겸영의 경우 미디어시장의 자율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지금과 같은 미디어 독과점 체제에서는 도입해선 안된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미디어 공적 영역 지켜낼 사회적 논의 구조 확립해야"

   
  ▲ 최상재 위원장  
"이명박 후보는 초기 몇몇 언론과 전경련을 통해 언론 관련 정책을 일부 흘리다가 반발 조짐이 보이자 유보하는 태도로 돌아섰다. 모호한 정책과 입장을 보이며 토론 자체를 회피하고 있는데 이것을 충분히 지적하고 압박하지 못했다.

정동영 후보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수렴하긴 했지만 개혁방향을 흔들 수 있는 실용주의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된다. 문국현 후보는 미디어 개혁 관련 언론노조 11대 과제와 대선미디어연대 13대 과제와 가장 근접해 있다. 권영길 후보의 경우 언론노조 및 시민단체와 상당 부분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분적으로는 거리가 있다.

정권이 바뀌면 그동안 지켜왔던 '다공영 1민영' 체제가 상당 부분 흔들릴 수 있다. 산업 논리에 빠져있는 실용주의, 보수주의는 모든 공원을 놀이공원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놀이공원과 공적인 기능을 하는 공원은 구분돼야 한다.

유료방송과 상업방송이 놀이공원의 역할이라면 후자는 큰 나무와 조용한 공간, 호수와 숲 등 큰 휴식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유료미디어와 무료성격이 강한 공적 미디어를 구분하고 양쪽의 균형을 꾀하되 상호 영역을 지킬 수 있도록 여러가지 고민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미디어시장의 산업화 논리와 공공성의 논리는 앞으로 새 정부에서 그 힘의 균형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래의 미디어 방향에 대한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논의의 틀을 어떻게 만들어나갈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 "이명박 후보 정책, 방송 독립성·공공성 크게 후퇴"

   
  ▲ 양승동 PD연합회장  
"앞으로 '21세기 미디어위원회'에서 모든 것을 논의하겠다는 이명박 후보의 입장은 문제가 많다. 공공성과 시장성 가운데 과연 어디에 비중을 둘 것인가로 볼 때 그동안 이 후보쪽에서 발언했던 산발적 내용을 종합해보면 시민사회에서 추구했던 기조나 가치와 많이 어긋나는 것이라 우려가 크다. 

공영방송의 민영화는 우리 한국사회 실정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아직 실질적인 민주화를 위해 갈 길이 먼데 이번 대선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다.

KBS와 MBC가 방송의 공적 역할을 나름대로 수행해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민영화해버리면 앞으로 해야할 공적 역할이 불가능해진다. 공영방송의 역할과 가치관은 약자와 소수를 배려하고, 기득권 수호가 아니라 타파해 나가는 것이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이다. 또한 민영방송의 공영성을 견인해야 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신문과 방송의 겸영도 여론 다양성 측면에서 반대할 수 밖에 없다. 겸영을 허용할 경우 방송은 재벌과 대기업으로 넘어갈테고 여론 다양성은 붕괴될 것이다. 수신료와 관련해서도 이명박 후보는 KBS의 공정성 확보와 경영 효율성을 전제로 삼는데 이것은 대표적인 정치 공세다. KBS 이사회와 방송위원회가 필요성을 인정한 수신료 인상을 충분한 논의없이 정치 공세로 몰아가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다.

방통융합기구 개편에서도 방송 독립성과 공공성 측면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 독임제 부처가 방송정책권을 가져갈 경우 방송 독립성 침해를 야기할 것이다.

특히 이명박 후보의 미디어정책은 우리사회 민주화,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크게 후퇴시킬 우려가 있어 걱정이다. 방송의 공공성을 수호하기 위한 언론계와 시민단체의 대비와 고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서정은 기자  pund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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