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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검색시스템, 알권리 보장하고 있나?기사 밀어내기 어뷰징 성행, 재고 목소리 높아져…"변화한 뉴스소비 맞춘 장치 필요"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2.05 12:16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정착된 이후 포털의 검색 기능을 악용한 어뷰징, 기사 밀어내기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 우후죽순으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포털의 검색시스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저녁 뉴스타파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해마다 여직원들을 동원해 골프대회를 열고 장기자랑을 시켰다는 이른바 '황제놀이' 논란을 제기했다. 박 회장이 밤늦게까지 여직원들과 음주가무를 즐겼으며, 장기자랑을 홀로 심사해 순위를 매기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벌였다는 보도였다.(▶관련기사 : 박현주 황제놀이 논란, 보도자료로 덮는다?)

그런데 이튿날 이 보도는 포털에서 뒷전이 됐다.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박현주재단,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등 미래에셋 그룹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보도자료를 냈기 때문이다. 이들의 보도자료는 삽시간에 기사화돼 뉴스타파의 고발기사를 덮어버렸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보도자료들이 박현주 회장 고발기사와는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복수의 기자들은 포털 검색을 악용한 전형적인 '기사 밀어내기'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포털 검색시스템, 기사 밀어내기에 악용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태광그룹 케이블방송 티브로드가 포털에서 비판보도를 인위적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티브로드의 협력사 갑질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는데, 티브로드 협력업체 관리자가 직원들에게 "정의당 그 미친X 하나 있죠. 국회의원 그 미친X, 확 그냥 가가지고 입을 XX해버릴까 진짜" 등의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러한 내용은 복수의 언론에서 기사화됐지만 관련 기사들은 뒤로 밀려났다. 티브로드가 모든 기사 제목에 '티브로드뉴스'라는 문구를 집어넣었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의도적 기사 밀어내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디어스가 입수한 IDS홀딩스 검찰 압수수색 자료에서 나온 홍보 전문 업체의 IDS홀딩스 온라인브랜드관리보고서. ⓒ미디어스

포털 검색시스템은 범죄에 악용되기도 했다. 1만2174명으로부터 1조980억 원을 빼돌린 희대의 사기업체 IDS홀딩스 사건의 경우다.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672억 원 규모의 사기·유사수신행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언론에는 긍정적인 보도자료가 퍼져나갔다. 복수의 피해자들은 IDS홀딩스가 해외에 진출했다는 등의 보도자료를 포털에서 기사로 접하고 신뢰가 생겨 투자했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사기업체 IDS홀딩스 홍보 기사의 실체)

1조 사기업체에 대한 홍보기사의 실체는 고발기사 밀어내기였다. IDS홀딩스는 온라인 홍보 전문 업체를 섭외해 '온라인브랜드관리'를 했다. IDS홀딩스 검찰 수사자료에 등장하는 홍보업체의 보고서에는 '온라인상의 안티글 희석'을 통해 상위 검색비율을 낮춘다는 '미션'이 적혀있었는데, 실제로 이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는 안티키워드를 0%로 유지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연관검색어를 밀어냈다고 IDS홀딩스에 보고했다. IDS홀딩스 외에 지금도 많은 사기업체들이 포털과 언론을 자신들의 사기행각을 감추고 투자를 유도하는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포털 검색시스템 악용한 어뷰징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을 포털 중심으로 변화한 뉴스소비환경에서 찾았다. 최 교수는 "결국 뉴스 소비 방식이 포털을 통해서 하는 방식으로 바뀌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포털이 아니라 과거처럼 일반 신문이나 방송이라면 밀어내기라는 게 불가능하다. 검색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니 결국 검색 기능 때문에 부정보도를 덮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진봉 교수는 변화한 뉴스소비환경에 맞춰 포털 검색방식에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교수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국민이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의 기사가 포털 검색에서 뒤로 밀리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현재의 최신순, 관련도순의 알고리즘에 일정 부분 규제를 두거나, 방통위 등의 정부기관과 연계해 어뷰징이 성행할 수 없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털 3사.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검색시스템을 이용한 기사 밀어내기 등의 행위를 '어뷰징'으로 규정했다. 김 사무처장은 "어뷰징의 문제는 선정성에도 있지만, 특정기사를 도배해 소비자가 정말 알아야 할 중요한 사안들이 전달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면서 "이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어뷰징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기업이나 권력층에서 포털의 시스템을 이용해 오너의 잘못, 또는 회사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감추는 방식으로 어뷰징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포털도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동찬 사무처장은 이 문제의 책임을 포털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포털의 검색시스템을 이용하는 홍보팀, 무분별하게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도 문제라는 얘기다. 김 사무처장은 "(기사 밀어내기 등의 문제는)단순히 포털에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게, 언론이 같이 호응해서 작동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면서 "어떤 특정한 문제제기가 발생했을 때 보도자료가 어뷰징에 이용될 것임을 알면서도 그렇게 기사를 작성해 전송하는 것은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언론과 기업, 포털 3자가 맞아 돌아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각각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기사 클러스팅 등을 통해 기사 밀어내기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과거에는 최신순으로 같은 내용의 기사들이 분리돼 뜨기도 했다. 보도자료를 내고 10개 매체가 받아쓰면 뒤로 밀리는 구조였다"면서 "지금은 기사 클러스팅을 통해 같은 내용의 기사를 묶어, 보도자료가 다른 기사를 밀어내는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계적 알고리즘에 의해 관련순, 최신순 등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가고 있다"면서 "홍보팀에게 네이버로 검색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단독이나 네거티브 기사를 골라서 편집한다면 언론에 대한 편집권 침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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