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지현 검사의 검찰 고위간부 성추행 폭로 이후 '미투'캠페인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정 의원은 13년 전 취업준비를 하며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놓은 뒤 스스로 가해자인지도 모르는 가해자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꼼꼼히 되돌아보셨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재정 의원은 2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변호사였을 때도 국회의원이 된 지금도 이 사실을 공론화하는 것을 못했었다"면서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비슷한 상황에서 충분히 공감이 돼 '미투'캠페인에 동참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재정 의원은 29일 서지현 검사의 폭로 후 3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사실은 #MeToo"라는 게시물을 올려 공인으로서 가장 먼저 미투캠페인에 동참했다. 이 의원은 "서 검사의 가슴을 할퀴고 나온 그 젖은 목소리가 저도 용기를 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게시물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재정 의원은 게시물을 올린 이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당했느냐?"는 질문을 받으며 적잖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어마어마한 겁니까, 일상적인겁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며 '이분들이 뭘 원하시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왜 긴 시간동안 말할 수 없었고 이제와 용기를 냈는지 그 부분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맞다"며 "우리 모두의 관심이 일회적인 호기심에 머물지 않아야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피해자에게 과거 피해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질문은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더불어 사건의 문제 해결을 위해 근본원인에 집중해 달라는 지적이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1월 30일 페이스북 게시물 갈무리

그러나 이재정 의원은 대략적이나마 과거 자신이 입은 피해를 털어놨다. 이 의원은 13년 전 취업준비를 하던 때 취업하려고 했던 로펌의 검사장 출신 대표와 갈등을 겼었다고 폭로했다.

이재정 의원은 "취업 과정에서 취업을 하려고 했던 회사의 로펌의 대표였는데 그 이후에도 그분은 계속 전화를 해 왔다"며 "제가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화가 나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계속 전화해 와 2차적, 3차적 위협을 해 오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분은 제가 처음도 마지막도 아니었을 것"이라며 "(그분은) 피해 여성들이 명백하게 그 상황을 회피했음에도 공론화하거나 문제제기 하지 못 할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재정 의원은 "어떤 기사에서 '서지현 검사님의 몫은, 역할은 모두 하셨다. 이제 우리가 하겠다'라고 이야기 한다"며 "여러분들이 용기 내시면 저 역시, 국회에서, 우리 모두가 다 함께 책임지겠다. 함께 힘내고 용기 내보자"고 미투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또한 이재정 의원은 가해자들이 스스로 가해자인지 모르는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이 의원은 "여태 지금도 스스로 가해자인지 모르는 우리 가해자분들께 말씀드린다"며 "'나는 평범한 남성이다' 생각하지 마시고 있었던 일들을 꼼꼼히 되돌아 보셨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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