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이하 OBS희망조합)가 미래개혁특별위원회(이하 개혁특위)를 구성하고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슬로건 아래 5대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개혁특위는 지난 10년간의 경영실패를 청산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의제설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역방송으로서의 채널 정체성 확립과 제작자율성 회복 등의 내용을 담은 5대 과제를 확정했다.

OBS희망조합은 31일 노보를 통해 "개혁특위는 지난 10년간의 경영 실패를 청산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전사적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5대 개혁과제를 확정했다"며 △채널 정체성 확립 △매체력 제고 △제작 자율성 회복 △노후 인프라 개선 △조직문화 개선 등을 과제로 선정했다.

개혁특위는 최우선 과제로 채널 정체성 확립을 꼽았다. OBS는 지역 민영방송사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지상파 방송사와 다를 바 없는 관성화된 편성과 제작이 만연해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는 지난해 12월 18일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OBS 본사에서 '해직자 복직 투쟁 보고대회'를 열고 복직한 노동자들에 대한 환영식을 가졌다.(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

개혁특위는 "위원들은 콘텐츠의 방향에 있어서도 결국 OBS는 지역방송으로서 지역에 천착해야한다는데 모두 동의했다"며 지역 의제 설정, 지역 이슈에 대한 아이템 발굴, 경인지역 내 이종 매체들과의 결합 등을 통해 '경인지역방송'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도부문 혁신을 통한 매체력 제고도 개혁과제로 제시됐다. 개혁특위는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 부족은 우리 뉴스를 차별화 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기자 한 명에게 할당된 출입처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개혁특위는 보도 방향성 확립과 그에 필요한 기자의 적재적소 배치가 해결방안이라고 분석했다.

방송사의 프로그램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자주 꼽히는 제작자율성 침해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개혁특위는 현재 OBS에서 방송중인 프로그램들이 시청률과 관계 없이 협찬에 의해 편성되는 문제를 예로 들며 "시청률과 프로그램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롭고 수평적인 소통과 기획을 통한 제작자율성 회복이 급선무"라고 제안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와 박성희 신임사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창사 10주년 기념식에서 '노사상생선언'을 발표했다.(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

개혁특위는 이 같은 개혁과제의 필요충분 조건이 조직문화 개선이라고 봤다. 특위 위원들은 "OBS가 갈등과 불통으로 내부 역량을 소진하며 구성원의 능력을 극대화 하지 못한데 위기의 근본 원인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과 조직간 소통 활성화를 주문했다. 그 방법으로는 상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복원과 인사 쇄신을 꼽았다.

OBS희망조합과 박성희 신임사장은 지난해 12월 창사 10주년 기념식에서 '노사상생선언'을 발표했다. 그만큼 개혁특위가 발표한 개혁과제들이 사측에 받아들여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진영 OBS희망조합 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결국 개혁과제들은 조직개편·인적쇄신과 맞물려 간다. 사측은 3월달 쯤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사측도 구성원들의 요구를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리더십 회복과 더불어 보직간부 인사에서 구성원들의 요구가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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