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이사회가 새 사장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가운데 사장 선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KBS·MBC 정상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KBS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빠른 절차 진행을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31일 서울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KBS 새 사장의 조건을 밝히며 조속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사장 선출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행동은 사장 선출 권한을 가진 KBS 이사회가 차기 KBS 사장을 조속히 임명제청할 것과 사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한 새 사장의 조건으로 △지난 시기 정권의 언론 장악에 맞서 싸워온 인물 △적폐청산과 내부 개혁의 의지를 가진 인물 △수도권 중심이 아닌 지역의 여론과 문화 형성의 중심매체로 KBS를 바궈갈 인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KBS의 위기를 극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 등을 꼽았다.

31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KBS·MBC 정상화시민행동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KBS 새 사장의 조건을 밝히며 조속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차기 사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스)

박석운 KBS·MBC 정상화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괜찮은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의 염원이다. 두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오늘 기자회견을 하게된 것은 '빨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KBS이사회는)조속히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박석운 대표는 "객관적 기준이 MBC"라며 "MBC는 김장겸 사장을 파면하고 최승호 사장을 임명하는데 24일 걸렸다. MBC의 (사장선출)절차는 괜찮았다"고 강조했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KBS는 MBC보다 (정상화되는 데) 70일 더 걸렸다. MBC의 경우 정상화 하는 데 온갖 힘을 기울여도 속도가 더딘 것을 보면 KBS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조속한 절차 진행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이제부터 사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는데 열심히 싸운 KBS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답답하기 그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보도부문 기자들의 경우 현재 제작 참여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 또한 "총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아직 KBS 곳곳에, 특히 보도 부분은 정상화가 되지 않고 있다"며 "KBS 내부에서는 여전히 적폐가 저항하고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위원장은 "한 가지만 우선 부탁드린다. (KBS이사회가)빠른 시일 안에 조속하게 KBS 사장 선출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KBS이사회는 크게 사장 선출 과정을 시민들에게 공개한 MBC의 방식과 시민자문단을 구성해 시민이 사장 선출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방식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자문단을 구성할 경우 차기 사장 선출 시한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석운 대표는 "두 가지 어느 것도 괜찮다"면서도 "다만 시간이 늦어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한다고 시간 끌면 그것이 정의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MBC의 방식이 '투명하고 조속한 절차'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KBS 이사회는 오늘 오후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차기 사장 선출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애초 29일 임시이사회에서 새 사장 선출과 관련한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야권 추천 이사들의 회의 보이콧으로 안건만 상정된 채 논의가 이틀 뒤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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