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또 한 건을 해냈다. 26일 MBC는 아침 뉴스를 통해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피고발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소환이 현실화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결정적 사실이 더해졌다.

MBC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이 있는 영포빌딩 지하 창고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결과도 단독으로 전했는데, 이 공간은 지금까지 모두의 관심 밖에 있던, 어쩌면 비밀에 가려졌던 곳이었다. 그러나 검찰이 이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찾아낸 증거들은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엄청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들이었다.

[단독] 'BH' 적힌 상자 17개…국정기록 유출? (26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검찰이 들고 나온 서류박스에선 다스, BBK 등의 분류가 크게 보였다. BH라는 청와대를 지칭하는 것들도 무척이나 많아 보였다. BH가 적힌 상자가 무려 17개나 된다는 사실은 검찰의 다스, BBK 수사와는 별도로 대통령 기록물 유출이라는 또 다른 무거운 혐의를 추가하게 된다.

당연히 검찰의 정밀한 조사로 확인이 되어야 해당 서류들의 진정한 가치가 판가름 날 수 있겠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 지하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만들어진 다수의 문건이 발견된 것은 다스와 BBK 수사와는 별도로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국가기록물 유출 등의 논란을 일으켰던 사실을 떠오르게 한다. 국가기록물 유출은 7년 이하의 징역형이 가능한 중범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의 핵심은 그곳에서 다스와 BBK 문건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측은 지금까지 다스와 관계가 없음을 항변해왔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 지하에서 해당 문건들이 쏟아졌다. 게다가 생산 시기도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혹은 한나라당 후보 경선 때에 맞춰져 있다. 일례로 ‘BBK 관련 현안보고’라는 문건은 생산 시기가 2017년 6월 20일이었다. 바로 한나라당 경선 시기와 일치한다.

[단독] MB '피의자'로 전환…올림픽 전 소환하나 (26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는 이와 같은 상황들을 종합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올림픽 이전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미 정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초청을 한 상황이라 이 전망은 틀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MBC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고발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 달리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리적 대응은 하지 않고 정치적 대응만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로써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더는 정치보복 프레임 방어 전술로 혐의를 피해갈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