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보도전문채널 YTN과 연합뉴스TV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확정되며 방남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관련 뉴스에서 '현송월 신변잡기'에 몰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사무처장은 "현송월 단장 관련 보도에서 스토킹에 가까운 한심한 보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25일 민언련은 방송모니터 보고서에서 "현송월 단장을 비롯한 북한 점검단의 방남 일정이 이뤄진 21일부터 22일까지 모든 방송사가 현 단장을 쫓아다니며 가십보도로 일관했다"며 "주목해야 할 방송사는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라고 꼬집었다. 보도전문채널은 특성상 24시간 뉴스를 하기 때문에 타 방송사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현송월 단장을 조명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보도전문채널이 단순히 현 단장을 길게 조명한 것에 그친 게 아니라 보도 내용에 있어 가십성 보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민언련은 "YTN과 연합뉴스TV에 나온 패널들은 '현송월 패션'은 물론이고, '현송월 외모 품평회', '현송월 임신' 등 각종 선정적 낭설들을 늘어놨다"며 "이런 대담이 북점검단 생중계 화면과 함께 이뤄졌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22일 YTN<뉴스Q> 방송 화면 갈무리

YTN은 현송월의 패션, 커피취향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22일 YTN'뉴스Q'에서 박상연 앵커는 "현송월 단장의 복장이 상당히 눈에 띄었다. 이게 일반적인 북한 젊은 여성들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나?"라고 물었다. 패널로 나온 송지영 전 북한 아나운서는 "지방 사람들은 저런 코트도 입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여우목도리는 여우를 직접길러 9호, 8호 농장에 납품하는데 현 단장 정도면 김정은한테 선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민언련은 박상연 앵커가 질문을 통해 가십에 초점을 맞췄고, 송지영 전 북한 아나운서를 통해 YTN은 '여우 목도리 생산 경로'까지 짚었다고 지적했다.

22일 '뉴스Q'에서 김대근 앵커 역시 "(현 단장이)믹스커피 말고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전해졌다. 인상적이었는데 어떻게 들으셨나?"라며 가십에 치중한 질문을 던졌다. 패널로 참석한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너무나도 많은 관심들이 (현 단장에게)집중되는 것이 평창 올림픽에 대한 초점이 흩어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앵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북한 주민들의 모습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들기도 하더라. 사실 북한에서는 커피 한 잔이 며칠 치 임금에 해당된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로 어떤가?"라고 재차 물었고 이에 송지영씨는 북한 믹스커피 생산과정을 설명했다.

연합뉴스TV는 현송월 단장에 대해 '임신'과 '김정은 애인설'을 주제로 토론했다. 21일 연합뉴스TV '뉴스특보'에 출연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2013년 3월 8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온 국제 부녀절 행사에 저 여자가 첫 애를 임신하고 거기 나와 노래를 불렀다"며 "앞으로 4~5년 후면 저 여자가 북한의 여성동맹위원장을 리설주와 다투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도 안 씨는 "확인된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승재 앵커는 "김정은의 옛 애인이라는 가십성 기사가 많이 보도됐는데 어떻게 해석하나?"라고 안 씨를 더욱 부추겼다.

21일 연합뉴스TV<뉴스특보>에 출연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민언련은 "연합뉴스TV는 '확인되지 않은 낭설'을 늘어놓는 인물을 출연시키고 방치하며 전파 낭비, 언어 폭력에 가까운 방송을 내보낸 것"이라며 "귀를 의심케 하는 상식 이하의 발언이 반복됐다. 현송월 단장 개인에 대한 갖가지 낭설은 신변잡기 보도의 수준을 한참 뛰어넘었다"고 비난했다.

26일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TBS라디오'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언론이)현송월 단장 관련 보도에 스토킹에 가까운 한심한 보도를 했다"고 토로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언론은)미녀를 강조하고 현송월 단장에 대해서 스토킹하며 보도를 했는데, 정작 그렇게 방송하는 언론에서 '이것이 북한의 체제선전 수법이다'라면서 비판을 하고 있다"며 "우스꽝스럽다"고 논평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언론이 자신들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의 체제선전이라는 것을 다 알면서도 계속 그 외모를 부각시키고 띄워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언경 사무처장은 "현송월 관련 보도는 왜 방문했으며, 남북교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짚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북한 체제선전에 놀아나고 있다', '우리가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내용만 전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번 사태를 세상에 없었던 일 같이 느끼게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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