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가 쌀집아저씨 체제로 바뀐 일요일 일요일밤에(아래 일밤)에서 전에 없었던 뜨거운 반응을 계속 끌어내고 있다. 게다가 멧돼지로 골머리를 썩인 헌터스, 역시나 공익을 내세웠지만 싱겁기만 했던 에코 하우스로 이어지는 부진을 끊고 나온 것이라 거짓말 같은 결과다. 물론 아직 초반이라 지금의 기세를 계속 끌어갈 수 있느냐의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그것은 제작진의 문제이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기왕 보는 일밤의 진일보가 반갑기만 하다.
아바타 소개팅으로 대박을 친 뜨거운 형제들은 타이틀에 걸맞은 형제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서로를 알자며 상황극을 준비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본성대로 행동하게 되는데, 그것을 통해서 방송이나 일상에서 알 수 없었던 멤버들의 진정한 모습을 알자는 취지였다. 그것을 캐치하기 위해 심리행동전문가도 초빙해 자리를 함께 했다.
아바타 소개팅에서 단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박휘순은 의외로 통편집의 굴욕을 당했지만 모니터 상황실로 돌아와서는 자신을 나무라는 박명수에게 "3년 안에 형 이길 거에요"라며 뜬금없는 말 한 마디로 폭소를 끌어내 그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게 했다.
한편 상황극에는 뜨거운 형제들 제작진의 보이지 않는 배려와 고민이 담겨 있었다. 시청자 눈도 그렇거니와 카메라의 방향도 우선 박명수, 탁재훈, 김구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뜨거운 형제들 예능고수 3인방 외의 멤버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주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게 굳어진다면 뜨거운 형제들은 결국 실패를 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상황극 속에서 모두에게 자기를 드러낼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이승기처럼 성공하고 싶다는 애완돌 비스트 이기광, 김구라 식 막말 평가로는 MC몽보다 낫다는 사이먼디 그리고 아직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한 한상진과 노유민 등등 나머지 멤버들은 뜨거운 형제들의 메인보다는 보조적 역할로 진용을 짤 수 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로 비주얼 담당에나 머물 것 같았던 한상진과 이기광의 예능 욕심과 의욕이 의외로 뜨거웠다. 이들의 변화와 발전이 앞으로 뜨거운 형제들을 지켜보는 흥미로운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상황극에서 예상 밖의 활약으로 웃음을 터뜨린 사이먼디의 경우도 아직은 MC몽에 비견할 만한 예능재목의 자질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뜨거운 형제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소개팅이나 상황극같은 것들만 할 수는 없다. 분명 초반 기세를 잘 타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지금까지의 포맷은 각개전투의 양상일뿐 8명 멤버들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뜨거운 형제들은 어떤 시점에서 전체가 어우러지는 코너로의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사실 외관상 이들의 합은 맞지 않는 불협화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불협화가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고 예능초보인 아우들이 끼어들 여지를 만들어주는 역설의 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뜨거운 형제들이 아주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일요일 예능의 부활을 이뤄낼 것 같은 흥분이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슬럼프의 끝에 선 것인지 입이 풀려가는 탁재훈의 활약도 다시금 기대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