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143일 만에 총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KBS새노조는 부당한 업무·취재·제작지시는 거부하기로 하고 출근길에 올랐다.

24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는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사원증을 목에 걸고 출근을 준비했다. 고대영 전 KBS사장이 어제 최종해임되고 이인호 전 KBS이사장이 사퇴하면서 총파업을 종료하고 업무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4일 총파업을 시작한 이후 143일 만이다.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총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조합원들은 출근 전 사원증을 손에들고 구호를 외치며 KBS 정상화의 의지를 다졌다. (미디어스)

이 자리에서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은 "이제 우리 손으로 KBS를 바꿔나가야 한다. 오늘이 KBS를 바꾸는 첫날"이라며 "저들도 많이 주눅들고 위축되어 있을 것이다. 저들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KBS를 바꿔내는지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의지를 다졌다.

KBS새노조는 파업은 잠정중단하지만 부당한 업무·취재·제작지시를 거부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성재호 위원장은 "특히 취재·제작·편성 부문에 계신 분들은 방송편성규약에 따라서 언제든지 문제제기를 해주시기 바란다"며 "부당한 지시가 있을 경우 노조에 신고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대영 사장은 해임됐지만 현재 조인석 부사장의 사장대행 체제 하에 기존 간부들에 의해 KBS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성재호 위원장(왼쪽)과 오태훈 부위원장(오른쪽).(미디어스)

오태훈 KBS새노조 부위원장은 "사원증을 왼손으로 들어주시고 오른손으로 구호를 외치겠다. 142일 동안 계속 외쳤던 국민들과의 약속이다"라고 조합원들을 이끌었다. 조합원들은 함께 목에 건 사원증을 들고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 국민의 명령이다! 공영방송 되살리자!"고 외쳤다.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143일만에 업무에 복귀해 출근하고 있다. (미디어스)

KBS새노조의 각 구역들은 어떻게 KBS를 바꿔나갈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23일 KBS새노조 '파업승리 특보'에 따르면 보도본부는 ▲뉴스혁신 ▲특별 취재단 구성 ▲조직 개혁 ▲과거사 청산 ▲과도기 승리 등을 과제로 꼽았다. 뉴스혁신TF와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사회적 약자 보호·권력감시 등 저널리즘 원칙에 부합하는 뉴스를 제작하고, 사장 교체 과도기 시기 동안 보도 독립성과 공정성 복원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을 경영진에 요구할 계획이다.

KBS PD협회 역시 '혁신모임'을 조직해 각 부문별 프로그램 경쟁력 회복을 위한 혁신방안을 모색하고, '과도기 투쟁'에 공동대응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경영·기술 구역 등에서도 인적·제도적 청산과 혁신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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