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인호 KBS 이사장이 고대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이 이사회를 통과하자 이사장직과 이사직에서 모두 사퇴했다. 이로써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새노조)가 총파업의 목표로 삼았던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퇴진이 이뤄졌다.

이인호 이사장은 22일 고대영 사장의 해임제창안 통과 직후 입장문을 내어 "본인 이인호는 KBS 이사장직과 KBS 이사직을 모두 사퇴하기로 결심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MBC에 이어 이제 KBS도 권력놀이를 하는 과격한 언론노조의 자유 무대가 된 셈"이라며 고 사장의 해임제청안 통과를 비난했다.

이인호 전 KBS 이사장(사진=연합뉴스)

이인호 이사장은 고 사장의 해임을 정권의 언론장악이라고 봤다. 이 이사장은 "방송장악을 시도하지 않겠다던 대통령의 거듭된 약속에도 불구하고 감사원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임기가 보장된 사장과 이사장, 몇몇 특정 이사들의 퇴출을 자의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이인호 이사장은 "감사원 감사 자체가 잘못"이라며 KBS이사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표적감사, 청부감사로 명명한 바 있다. 앞서 해임된 강규형 전 KBS 이사의 경우 감사원 감사 결과 업무추진비 사적사용 금액이 327만 3300원으로 차기환 이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사적사용이 의심되는 금액 역시 1381만 7746원으로 세 번째로 높았다. 이인호 이사장의 경우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금액이 2800여 만원으로 이사들 중 가장 많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22일 고대영 KBS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이 이사회를 통과하자 환호하고 있다.(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 야권 이사들도 이인호 이사장과 동시에 입장문을 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여름 취임 100일 회견에서 '방송 장악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오늘 부로 그걸 스스로 뒤집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같은 주장을 펼쳤다.

야권 이사들은 "우리들 소수 이사 5명은 해임제청안 가결을 권력을 등에 업은 폭력 행위이자, 공영방송 KBS의 역사에 오점을 찍은 부끄러운 날로 규정한다"며 "이른바 민주당 방송장악 문건이 담고 있던 음모가 최종적으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새삼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KBS새노조는 야권 이사들의 퇴진을 촉구했다. KBS새노조는 22일 성명에서 "고대영 체제를 어떻게든 연장해보려 한 적폐이사들에게도 분명히 경고한다"며 "이제 더 이상 공영방송 KBS에 분탕질치지 말고 떠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KBS새노조는 "만일 시대착오적인 망상과 아집으로 버틴다면 우리 KBS 구성원들은 끝까지 당신들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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