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개막이 이제 8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본선에 진출한 32개 각 국의 행보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저마다 꿈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팀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것만큼은 아마 모든 팀들의 공통적인 바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번 월드컵 역시 이전 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주목해볼 만 한 빅매치들이 수두룩하게 준비돼 있습니다. 16강 토너먼트 나아가 우승컵을 바라보는 팀들 입장에서는 이 빅매치에서 이겨야만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경기 외에도 이번 월드컵에서 꽤 흥미진진할 빅매치들을 정리해 한 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G조 모든 경기는 꼭 보라!

이번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로 형성된 G조 경기는 모든 경기가 빅매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쟁쟁한 경기들이 줄줄이 대기해 있습니다. 우승후보 브라질과 포르투갈, 그리고 아프리카 최강 코트디부아르와 저력 있는 모습으로 반전을 꿈꾸는 북한까지 모두 실력들이 좋고, 탄탄한 전력을 갖춰 어느 팀이 완전히 밀리는 모습을 보일지 매 경기를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경기는 바로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브라질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둥가 감독이 지난 2년여 동안 야심차게 만들어 온 브라질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고 있는 포르투갈의 맞대결은 이번 월드컵 최고의 빅매치로 꼽힐 만큼 많은 축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에서 만났던 포르투갈과 북한, 2위 대결을 놓고 그야말로 살얼음판 승부를 벌일 코트디부아르와 포르투갈의 경기도 상대적으로 더 주목해야 할 경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렇게 짚어보니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에서 예선 3경기 모두 조금 힘든 싸움을 벌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독일-가나 (6월24일 오전 3시30분)

또 다른 '죽음의 조' D조에선 독일과 가나의 경기가 꽤 주목해 볼 만 한 경기로 꼽고 싶습니다. 조직력이 좋고 힘이 좋은 축구를 구사하면서 매번 월드컵 때마다 인상적인 성적을 거둔 독일과 유연한 개인기, 유럽파들의 전력이 탄탄한 가나의 맞대결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팀간의 대결로도 이어져 관심이 집중됩니다. 미하엘 발락, 마이클 에시엔 등 에이스들이 나란히 부상으로 한명씩 빠진 터라 다소 김빠진 빅매치라 할지라도 스타일이 서로 다른 축구 간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이 경기는 흥미롭게 다가올 전망입니다.

잉글랜드-미국 (6월 13일 오전 3시30분)

이 경기는 '복수혈전' 매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잉글랜드에겐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 경기가 조별 예선 첫 경기라는 점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선 더없이 이겨야만 하는 경기로도 양팀에게 다가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잉글랜드는 지난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 처음 출전해 '축구 종가'다운 면모를 과시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팀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망신을 당했습니다. 바로 북중미 최강 미국에 0-1로 패한 것입니다. 당시 '잉글랜드가 1-0으로 이겼다' '10-0 대승을 거둔 것 아니냐'는 해프닝이 일어났을 만큼 이 결과를 믿지 못한 팬들이 많았다고 전해지는데요. 어쨌든 이후 60년간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맞대결을 펼치지 못해 '복수혈전'을 치르지 못했던 잉글랜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잘 만났다'는 심정으로 그야말로 총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역시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스페인을 꺾는 등 만만찮은 실력을 갖추면서 60년 전 '선배'들이 일궈냈던 쾌거를 또 한 번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양 팀의 자존심 대결에서 어느 팀이 먼저 웃으면서 첫 단추를 잘 꿰는 모습을 보여줄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스페인-스위스 (6월16일 오후 11시)

유럽팀 간의 맞대결 가운데서도 이 경기는 '천적 관계'에 있는 팀간의 맞대결이라 흥미진진한 싸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우승후보 스페인과 '명장' 오트마르 히츠펠트 감독의 스위스가 H조에서 16강에 오를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서 이 대결에서 스위스가 18경기동안 스페인에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한을 풀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스위스는 총 18번 경기를 치르면서 스페인에 3무 15패의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아픔을 겪었는데요. 유로2008 실패를 딛고 히츠펠트 감독의 지휘 아래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거듭나면서 이번 월드컵에서 지난 월드컵(16강) 못지않은 저력을 보여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승후보' 스페인의 전력이 워낙 탄탄해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아무튼 스페인의 위력을 볼 수 있는 경기가 되느냐, 아니면 히츠펠트 감독의 용병술이 월드컵에서도 통하는 것을 확인하는 경기가 되느냐를 놓고 꽤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6월12일 밤 11시)

이 경기는 우리 입장에서 같은 조에 속한 팀간 경기라 꽤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도 있겠지만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맞붙어 치열한 경기를 펼쳤던 양 팀이기도 해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이기도 합니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지난 1994년과 2002년 두 차례 맞붙어서 모두 아르헨티나가 각각 2-1, 1-0 승리를 거둔 바 있었는데요. 8년에 한 번씩 월드컵 본선에서 대결을 펼치는 것도 흥미롭지만 유연한 플레이가 좋은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에 모두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쳐 이번 대결에서는 과연 '삼세번'만에 이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B조의 치열한 순위 싸움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더욱 흥미를 모으는 경기이기도 합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