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결혼했어요(아래 우결)는 자체로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더 흥미로운 일은 많은 스타를 배출해낸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급부상한 여성 스타 3인방 중 유이 그리고 황정음은 우결 출연을 통해서 잊혀졌던 존재감을 부활시키는데 성공했다. 그 기세로 '지붕 뜷고 하이킥'에 캐스팅 되면서 일약 씨에프 스타로 부상했다. 결과적으로 여성 트로이카가 모두 MBC를 통해 탄생했다.

그러나 새롭게 출범하는 일밤 '우리 아버지'코너를 신설하면서 황정음을 엠씨로 등용했으나 지붕킥 촬영을 이유로 약속했던 출연을 미루다가 결국 합류가 취소됐었다. 이를 두고 당시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MBC에 대해서 소홀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그러면서 향후 황정음의 MBC 출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일밤의 섭섭함은 대단히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절치부심 우결은 곧바로 조권, 가인 커플의 기적을 일궈냈다. 조권. 가인 커플은 아담부부라는 애칭을 얻으며 이전 커플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그때 발생한 우결버프는 프로그램 내에서 만든 노래를 뮤직뱅크에 2주 연속으로 1위에 올려놓을 정도의 위력을 발휘했다. 아담부부에 대한 시청자들의 헌신적인 지지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우결버프는 2010년 상반기 가요계 판도를 가른 무서운 열기로 작용했다.

출연하는 연예인이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우결로서는 뿌듯한 일이고 또한 자체 시청률을 높이는데도 당연히 좋은 일이다. 그러나 출연진의 연령대를 맞추려고 기용했던 이선호, 황우슬혜 커플은 초반부터 이런저런 구설수와 악재가 겹쳐서 얼마 가지 못해 중도 하차의 비운을 겪기도 했다. 그렇지만 새로 투입된 씨엔블루 정용화와 소녀시대 서현 커플이 의외의 반향을 일으키며 우결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화제성 프로그램으로서의 위력을 끌어가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우결의 에이스가 아담부부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 아담부부에게 문제가 생겼다. 지난 4월 내내 예능 결방 사태로 야기된 부분도 적지 않지만 우결에서 공개되어야 했을 아담부부의 커플링이 타 방송사인 SBS 패떴2에서 먼저 공개되면서 우결 입장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가수들 입장에서 다른 방송사의 출연섭외를 단호하게 거절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경우는 다분히 아담부부의 화제성을 활용하고자 한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한 일이라는 점에서 조권.가인 커플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동업자적 도의를 따질 겨를이 없는 패떴2는 무리한 섭외도 불사할 수밖에 없다지만 우결의 콘셉트가 소모되는 것이 뻔한 상황인 만큼 정중히 거절했어야 하는 것이 옳았다.

그러면서 미리부터 준비했던 것이겠지만 새 커플 닉쿤과 빅토리아 커플 촬영소식이 전해지면서 이것이 아담부부의 하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커플을 교체해온 우결에게 지금 당장 아담부부의 하차나 새로운 커플의 기용 등은 그다지 큰 이슈는 아니다.

문제는 아담부부의 하차가 아니라 우결이 번번히 스타를 탄생시키고는 있지만 그 결과를 자사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황정음에 이어 아담부부까지 이어져서 자칫 우결의 징크스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가수와 연기자를 가리지 않고 스타로 만들어내는 막강한 우결버프를 발생시키지만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 의리를 지키지 못하는 연예인이나 그때문에 속앓이 하는 우결이나 모두 안쓰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