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성하고 의미 있는 행위라 할 선거가 펼쳐지는 날, 선거는 신성하다.
뭐, 어느 종목이나 각각의 팬에겐 그렇겠지만, 축구 역시 그 신성함이 큰 종목이라 할 수 있을 듯.

선거에 축구가 이용되고, 정치에 월드컵이 쓰인 사례는 많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 열기가 부족한 탓에 그 쓰임도 적은 듯 하지만... 유럽에서는 그 인기만큼이나 정치적 축구활용도 활발하다.(?)
잉글랜드나 에스파냐의 프로리그는 지역감정, 아니 지역갈등과 차별의 도구이자 상징처럼 자리 잡고 있고, 아프리카나 남미에선 축구가 정치의 수단이자, 도구로 활용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아무래도 단순한 축구의 특징과 폭넓은 팬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할 터.
더구나 축구가 지닌 대표적 특징인 보편적으로 전 세계에 퍼져있다는 점과, 복잡하지 않은 룰이 있다는 점.
뭔가 전투적이고 전쟁과 비슷한 종목적 특징이 있는데다, 역사성이 충분하다는 점은 더더욱 축구와 정치의 닮음을 입증한다.

구체적인 사례들은 위에 책들을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하다는 거.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종목이 지닌 순수성과 아름다움을 우리는 존중해야 하며, 매혹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2002월드컵의 경험을 찾지 않더라도, K리그 경기장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팀의 승리 순간을 경험한다면 쉽게 이해할 터.

축구를 비난하는 이들은 점수가 너무 힘들게 나온다고 하지만, 그 부분 역시 축구가 지닌 숭고하고 신성한 특징 가운데 하나일 터.
어렵사리 나온 골이기에 그 골에 더욱 열광하고 환호할 수 있다.
뭐,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지만, 피아의 구분이 확실하고, 그럼에도 서로에게 공이 아닌 다른 이유로 접촉하는 것은 반칙이란 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축구 앞에선 보편하다는 정신 등도 그 신성함이 느껴지는 대목,

뭐 한편으로는 좀 서글픈 이야기라 할 수도 있는 것이... 우리 K리그에선 쉽게 느끼기 힘든 일이긴 한데 말이다.
이번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축구의 정치성, 그리고 신성함이란 그 2개의 약간은 상반된 특징이 그라운드에서 겹치는 순간을 봤다.

정치적인 축구의 이용, 그것도 신성한 그라운드가 역시나 신성한 선거를 앞두고 그 수단으로 이용된 순간, 말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2개의 시민구단의 팬들. 이 사진 덕분에 모두가 매우 불쾌하셨단다.
-자세한 설명은 관련 기사를 링크걸어본다. "K리그 포스코컵과 선거"라고 제목은 임의로 지어봤다.-

저 자리엔 선거도 문제였고, 또 한편에서는 원정경기 중인 구단의 구단주가 부적절하게 행동했다는 이야기도 있는 거다.
축구의 정치적인 부분, 또 신성함의 부분이 모두 적지 않게 상처받은 순간.
월드컵을 앞둔 6월의 2번째 날, 선거 당일에 들어 다시금 이 문제를 바라보니, 더욱 마음 한켠이 서늘해지고, 왠지 찝찝해진다.

어제의 경우도 월드컵 대표명단에 여러 현안들과 선거관련 사안이 잊혀지는 듯 하고...
한 방송국은 열심히 '월드컵 D-XX'는 알리지만, 정작 선거방송엔 시큰둥한 듯 한 모습.. 이것도 축구,
축구는 여러모로 참, 정치적으로 선거에 이용되는 건 아닌가 싶어지고, 그런 가운데 K리그는 더욱 서글퍼지는 듯 한, 그런 느낌,,,

왠지 안타까운 그런 축구와 선거의 묘한 디졸브. 2010년의 6월이다.

어찌됐던, 이건 어디까지나... 축구이야기, 일 뿐이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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