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SBS 파워FM 제1회 직장인밴드 콘테스트'가 열린 서울 목동 SBS의 13층 공개홀은 직장인밴드들의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자리였다. 직장 생활을 하며 취미로 밴드활동을 해왔던 이들은 '즐거워 죽겠다'는 얼굴로 드럼을 두드리고, 기타를 튕기며 무대를 신나게 즐겼다.

▲ 축하공연으로 '말달리자'를 부르고 있는 크라잉넛. ⓒ곽상아
SBS 파워FM(107.7MHz) <김창렬의 올드스쿨>(연출 이윤경)은 '우리는 직장인밴드다!' 코너를 통해 약 20팀의 직장인 밴드를 초대해 그들의 인생과 음악 이야기 등을 나눠오다 이번에 DJ 김창렬씨의 사회로 'SBS 파워FM 제1회 직장인밴드 콘테스트'를 열게 됐다.

이번 콘테스트에는 그동안 '우리는 직장인밴드다!' 코너에 참가했던 약 20개팀의 직장인밴드 가운데 청취자 투표와 제작진 의견으로 선발된 S6, 비추미밴드, 근무태만, 7080프로젝트 밴드, 정(情)밴드, 미니츠밴드, 샤인밴드 등 모두 7개팀이 참가했다. 이들의 직업은 치과의사부터 사회복지사, 보험설계사, 댄스강사, 자장면 배달부까지 다양한 분야에 망라돼 있다.

이날 콘테스트 축하무대에 선 크라잉넛은 "내 친구들도 직장인 밴드를 하고 있다"며 "최근 밴드활동을 다룬 영화가 나오는 등 밴드가 유행인 것처럼 됐지만 유행이라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도 쭉 열정적으로 하셨으면 좋겠다"고 이들을 응원했다.

이날 '니가 없어 행복해'라는 자작곡으로 대상을 받은 비추미밴드는 2002년 5월에 결성됐으며 삼'성생명의 직원들로 이뤄졌다. '니가 없어 행복해'는 연인과 헤어진 남자가 아픈 심정을 "네가 없으니까 더 행복하다"라고 반어적으로 표현한 노래. 밴드 이름인 '비추미'는 삼'성생명의 마스코트를 뜻한다. 회사로부터 악기, 연습실, 회식비 등을 제공받고 있는 비추미밴드는 자작곡을 10개나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음반을 낼 계획도 있다.

▲ 이날 대상을 받은 비추미밴드. ⓒ곽상아
뛰어난 노래실력과 연주실력을 갖춘 비추미밴드의 리더 조성호씨(34세)는 "앞으로 쿠바의 '부에나비스타쇼셜클럽'처럼 70대가 되어서도 계속 음악을 하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바람"이라 말했다.

이날 인기상을 받은 샤인밴드는 주부들로 이뤄진 팀. 취미 생활로 각자 음악 활동을 해오다 악기사에서 우연히 만나 팀을 결성했다. 인천의 한 병원에서 비만클리닉 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샤인밴드의 멤버 박경희씨(45세)는 "일만 하면 무력감을 많이 느끼겠지만, 밴드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내 삶의 의미도 찾게 돼서 오히려 본업에 더 충실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 이날 콘테스트가 끝난 후 직장인밴드 7팀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 ⓒ곽상아
이날 심사를 맡은 음악평론가 성우진씨는 "전반적으로 기대보다 기량이 우수했다"며 "아쉬운 점은 아마추어다보니 컨디션 조절을 잘 못해서 너무 흥분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 말했다.

또 성우진씨는 "바셀린이나 레이니썬 등 수많은 인디밴드들이 직장을 다니면서도 음악적으로 우수한 결과물들을 내고 있으니 직장인 밴드들도 방심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연출을 맡은 SBS 이윤경 PD는 "직장인이 되어서도 하고 싶은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이들이 무척이나 부럽다"며 “인생을 즐겁게 사는 이들의 에너지가 '우리는 직장인밴드다!' 코너의 매력이며 청취율도 높다"고 전했다.

사전 심사위원을 맡았던 영화 <즐거운 인생>의 이준익 감독도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과의 괴리감이 점점 커지는 현대인들에게 개인의 욕망을 존중돼야 하는데, 여기 음악으로써 건강한 욕망을 발산하는 분들에게 부러운 마음을 전한다"며 "나도 내년엔 직장인밴드 콘테스트에 참석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SBS 파워FM 제1회 직장인밴드 콘테스트'는 오는 29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SBS 파워FM <김창렬의 올드스쿨>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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