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언론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달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두고 언론이 논란을 확산시킨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이낙연 총리는 "제가 21년 동안 신문사 밥을 먹었고, 그 후로 18년 째 취재원으로 살았다"면서 "늘 언론과 뗄 수 없는 생활을 쭉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옛날보다 정확한 보도가 어려워지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6일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발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연합뉴스)

이낙연 총리는 "달구지가 다니던 시대에는 웬만한 사람이 달구지가 고장났다는 걸 금방 아는데 자동차가 고장 나면 잘 모른다"면서 "달구지 시대 기자도 그때는 고장난 걸 금방 알았지만 자동차 시대라서 어디가 고장났는지 모르고 쓰는지 이해는 하지만 조금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총리는 "대외관계에 관한 것마저도 오보가 많다"면서 "UAE 관련 기사는 지금까지 나온 게 전부 오보였다. 몇 주일간 기사 쓰는 게 좋은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의 이 같은 일침은 지난달 임종석 실장의 UAE 방문을 두고 추측성 보도로 의혹만 키운 언론에 대한 아쉬움이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MBC와 조선일보 보도로 시작된 임 실장의 UAE 방문 '오보'는 언론의 무분별한 받아쓰기로 크게 확산됐다. 언론 보도가 확산되자 자유한국당이 나서 임 실장에게 국회 운영위 출석을 요구하고, UAE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방한해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김태영 전 장관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면합의'를 인정하면서 언론과 자유한국당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이날 이낙연 총리의 발언은 이러한 언론 보도행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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