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1억명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어느덧 1/3 반환점을 지나고 있다.

에스케이가 단독선두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삼성이 비룡을 안방에서 스윕, 이어진 잠실원정에서 두산마저 2승 1패로 꺾으며 공동 2위에 등극했다.

2약으로 평가받던 한화와 넥센조차도 투타에서 만만치 않은 경기력과 근성을 보이며 올 시즌 흥행질주를 예고중이다.

순위표와 기록된 성적보다는 팀의 구심점인 선수들 중심으로 지난 2개월을 한 번 돌아본다.

偉大한 捕手의 神話 - 박경완

포수 최초로 300홈런을 쏘아 올렸을 때도 언급했지만, 박경완은 거짓말 좀 보태면 에스케이 전력의 2/3 이상이다.

그리고 외국인 투수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서 박경완을 극찬하는 건 수비와 투수리드뿐만이 아닌 방망이 실력도 한 몫 거든다.

걸을때 조차 온몸에 잔부상을 달고 있으면서도 묵묵히 팀을 위해 헌신하며 솔선수범하는 박경완은 누가 뭐래도 에스케이의 멘토다.

아직도 과거 이력으로 인하여 조금은 저평가되는 박재홍과 자유계약 이후 제대로 한 시즌을 보낸적 조차 없는 이호준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박경완이 건재한 가운데 올해가 마무리된다면... 필자 역시 에스케이의 정규시즌 우승이 제일 유력하다고 보는 한 사람이다.

대구원정에서 삼성에게 일격을 맞긴 했지만, 김광현-글로버-카도쿠라-송은범의 선발진도 탄탄하고 야수들의 작전수행능력과 수비력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유한 팀이 인천비룡임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며 그 중심에 팀의 구심점인 박경완이 있다. 더구나 사령탑은 야구의 신이다.

베어스, 올해는 반드시 우승하자!!!

우승에 대한 소망은 두산 팬 한 사람의 시즌초반 반짝 바램으로 끝나기 쉬운 모양새다.

김경문 감독은 결국 김현수를 3번으로 돌렸고 원래 4번인 김동주를 원대복귀시킴으로써 타선의 안정화를 추구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선발진의 약화는 팀타율 3할로 부동의 타격선두팀인 두산의 아킬레스건이다.

김선우-히메네스-왈론드-임태훈으로 꾸려가고는 있지만, 이닝소화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난타전의 경기를 많이 치름으로써 체력부담이 크다.

내외야 수비에 있어서만큼은 비룡과 함께 우리야구 양강으로 손색이 없지만... 약한 선발투수력을 올해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만년 준우승감이다.

야수들 세대교체 속에 이제 진정 양준혁이 설 자리는 없어진 걸까? 천만에다.

채태인도 최형우도 박석민도 박한이도 그 어떤 삼성의 타자들에게도 양준혁은 살아있는 전설이고 신화이며 삼성의 푸른피 야구혼이다.

과거 이만수가 외환위기와 맞물려 쓸쓸히 은퇴식도 없이 떠났던 아픈 상처가 있는 사자들에겐 그래서 더더욱 양준혁이 경외의 대상이다.

최근 타순도 들쭉날쭉 되고 좌완선발일 때에는 선발라인업에서 외면당하기 일쑤지만... 이렇게 떠밀려 날거라 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날씨 더워지면 더욱 힘을 내는 괴력의 양준혁, 살아있는 타격의 전설... 그가 타석에서 만세를 불러대기 시작 할 때 삼성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크루세타-나이트-장원삼의 선발진도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무엇보다 리그최강으로 거듭난 구원투수진이 삼성을 강팀으로 지탱하고 있다.

오승환의 복귀시점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급격한 타격 슬럼프만 찾아오지 않는다면 삼성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걸로 보인다.

디펜딩챔프의 위용이 많이 사라졌다. 김상현의 부상이탈은 최희섭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지웠고 덩달아 팀타선이 침체에 빠져있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에서 누락되자 서운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빅쵸이... 누가 뭐래도 최희섭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져리거 타자다.

상대팀의 집중견제와 승부회피 속에서도 이젠 많이 적응을 해낸 듯 보이고, 김상현이 복귀하는 시점까지 버텨내는 것이 중요과제다.

윤석민-로페즈-양현종-콜론 이라고 하는 수준급의 막강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는 기아가 타선이 살아나는 시점...

6월 중순정도로 복귀예정 된 김상현의 컴백, 그 장면 이후가 상위권 대혼전구도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한때 국가대표 포수로서 또 두산의 상징으로서 활약하던 홍성흔은 더 이상 없다. 이젠 완벽히 부산의 대표 갈매기로 부활했다.

지명타자라고 하는 반쪽짜리 야구선수인건 사실이지만... 50경기 59타점으로 타점선두인건 분명 홍성흔이 새가슴이 아님을 입증하는 장면이다.

프랜챠이즈스타인 이대호가 최근 주춤하고, 가르시아가 이런저런 사건 속에 부진에 빠져있지만, 중심타선의 폭발력은 리그최고가 롯데다.

손민한이 언제 돌아올지도 후반기 화두일 테고 송승준-장원준-사도스키에 이어 영건들의 역투가 돋보이는 중이다.

원년부터도 롯데는 투수력의 팀이었지 결코 타선이 막강하던 팀은 아니었는데 최근 화수분처럼 발굴되는 신인급 투수들이 얼마나 자리를 잡으며

지속적인 호투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또한 변수다. 분위기 한 번 타면 연승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롯데의 비상을 기대해본다.

믿었던 이병규와 박용택에 이어 최근엔 이진영 마저 부진에 빠진 엘지가 거둔 성과는 작은 이병규와 오지환의 발굴이다.

공격뿐만이 아니라, 발군의 수비력과 강철어깨를 보인 작뱅은 이제 좌익수 자리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가고 있으며,

권용관을 2루수로 밀어내기 시작한 오지환은 실책이 몰라보게 줄어들고 있다. 내외야에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가는걸 보는 즐거움...

그건 스포츠팬들만의 형언하기 힘든 기쁨일 것이다. 시즌 초 내우외한을 이겨내며 팀 케미스트리도 단단해졌고 분위기도 분명 달라졌다.

다만 봉중근 외에는 크게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없다는 점이 약점이라면 최대 약점이다.

딱 한 달 전, 4위였던 엘지가 6위까지 추락했다곤 하지만, 4위 기아와는 불과 2경기 반차... 다시 한 달 뒤에는 어찌 뒤바뀔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조인성의 투수리드와 심리적인 변화 및 정신적 안정감이 엘지를 결코 만만히 볼 수 없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어 버렸다.

最高의 名勝負, 류현진-김선우

그놈의 봄비 덕에 최동원-선동렬 맞대결 이후 최고의 시합이 되기에 충분했던 류현진-김광현 매치가 불발되었다. 오호통재라...

5월 최우수선수로도 선정된 류현진은 이제 완숙미를 넘어서서 또 하나의 한국야구 전설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국보투수 선동렬 감독 조차도 그 나이 때 나는 저만치 못 던졌다고 칭찬할 만큼 류현진은 우리야구 십년은 더 짊어질 수 있는 부동의 에이스다.

김태완-최진행이 김태균-이범호의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탈꼴찌에 성공은 했지만... 투수력이 너무 약한 것이 한화의 발목을 붙잡는다.

유일한 빵승 선발투수 카페얀을 언제까지 데리고 갈 지도 궁금하고 괴물 현진이말고는... 단 한 명의 신뢰할 투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유원상과 김혁민이 이따금 보여주는 로또호투는 꾸준하지 못하고, 구대성도 이젠 은퇴수순이 아닐까 생각되어지는데...

고독한 약팀의 에이스지만, 류현진은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임에는 분명하다.

또 다른 포수의 전설 김동수가 은퇴식을 거행 후 떠난 자리에 이제 넥센을 이끄는 구심점은 누가 뭐래도 캡틴 이숭용이다.

김시진 감독의 리더쉽과 투수발굴 및 육성은 업계최고로 이미 정평이 나있기에 조범현 국대감독도 투수코치로 선임한 바 있다.

하지만 이택근, 장원삼, 이현승이 해주던 만큼의 결과물을 아직까지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어서 불안한 부분이 너무 많다.

이숭용 또한 팀칼라가 죽어가고 있다며 개탄했는데 투타 밸런스를 어떻게 맞춰내는가가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목동에서 홈런이 줄어든 점은 반갑지만, 클락의 슬럼프가 좀 길어진다는 점과 내외야 수비에서 실책이 많다는 점 등등이 넥센의 취약요소다.

한화와 반경기차이므로 일단은 탈꼴찌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 진다. 금민철의 체력이 떨어진 점도 넥센으로선 부담스럽다.

좋아하는 스포츠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프로토... 토사장이 독점회사인게 아쉽긴 하지만...
( 無名冬客 http://blog.daum.net/gleehong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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