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을 주름 잡았던 최창민이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단 소식을 듣자마자, 최창민은 <라디오스타>보다 다음 주 방송예정인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이하 <슈가맨2>)에 더 어울리는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10일 <라디오스타>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제는 최제우로 개명한 최창민은 1998년 발매한 1집 앨범 타이틀곡 ‘짱’으로 당시 최고의 아이돌인 H.O.T, 젝스키스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린 바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하지만 SBS 시트콤 <나 어때>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던 최창민은 어느 순간부터 TV에서 보이지 않았다. 하긴 최창민처럼 반짝 인기를 끌다가 사라진 연예인이 한둘이었을까. 지금 <슈가맨2>의 출연자로 거론되는 태사자도 90년대 후반 최창민 못지않게 인기가 좋았지만 어느 순간 사라진 아이돌 그룹 중 하나였다. <슈가맨>에 이미 출연했던 UP, Y2K도 그들에게 쏟아졌던 인기를 뒤로하고 서서히 잊혀졌다. <슈가맨2>은 지난 시즌에 이어 한때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잊혀진 스타들을 대중 앞에 다시 불러들이는 역할을 이행하고자 한다.

그런데 최창민이 최제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라디오스타>를 먼저 찾았다. 이제는 최제우라고 불러야하는 최창민은 오랜만에 방송 출연에, 데뷔 이후 첫 토크쇼 경험이라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방송을 위해 준비한 것을 덤덤하게 털어놓았다. <라디오스타> MC들이 ’짱’ 성공 이후 20년 가까이 방송에서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묻자, 최제우는 소속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일용직으로 돈을 벌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잘나가는 가수였기에 업소 출연 제의가 더러 있긴 했지만, 힘이 들더라도 당당히 번 돈으로 떳떳하게 일어나고 싶었던 최제우는 금전의 유혹을 뿌리치고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한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매년 새로운 인물들이 유입되고 빠져나가는 연예계에서 잊혀진 스타가 재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최제우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매사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언제 방송을 시작할 지 불투명한 상황을 버터야 하는 최제우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놀랍게도 명리학이었다. 명리학을 배우기 위한 고액의 수업료를 지불하기 위해 지하철 택배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았던 최제우에게 명리학은 그를 돋보이게 하는 개인기로 자리 잡았다.

10일 방영한 <라디오스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스트는 단연 최제우였다. 단순히 오랜만에 TV에서 본 스타에 대한 반가움 때문만은 아니다. 이날 <라디오스타>에 등장한 최제우는 그의 오랜 목표인 방송 출연을 위해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자기관리에 충실했던 인간승리의 표본이었다. 연예인으로서 떳떳하게 살기 위해 업소 출연도 마다하며 굳이 먼 길을 돌아왔던 최제우. 그는 정도의 길을 걷는 것이 어려운 시대에 그럼에도 정도에 어긋나지 않고 사는 삶이 최선임을 일깨워준다.

돌이켜보면 힘든 시간이겠지만, 20년에 가까운 공백기를 이겨낸 최제우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평소 입담 좋기로 유명한 서지석, 김지민, 김일중 때문에 방송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존재감만큼은 그들에게 밀리지 않았던 최제우. 그는 공백기를 이겨내기 위해 공부한 명리학, 20년 전 인기를 끌었던 그의 히트곡 ‘짱’ 무대 재연만으로 이날 방송의 최고의 화제로 등극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그리고 데뷔 이후 첫 토크쇼 출연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친 최제우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중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17년을 버티고 다시 대중 앞에 서는 행운을 누리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극단적인 생각, 안 좋은 선택하지 말고 조금만 더 버티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다년간의 명리학 공부를 통해 2018년 방송 재개를 예감하고 있었다던 최제우는 현재 새로운 이름을 얻은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배우로서의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배우로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최제우의 향후 행보도 기대되지만, 그 이전에 <슈가맨2>에도 출연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라디오스타>에서 화제가 되었기에 신선함은 덜하겠지만 최창민이야말로 <슈가맨2> 프로그램 의도에 부합하는 최고의 슈가맨이 아닐까. 17년 만에 최제우로 다시 선 최창민은 꿈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다시금 조그마한 희망을 안겨주는 멋진 슈가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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