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36억 원을 상납 받은 혐의로 추가기소되자 유영하 변호사를 재선임했다.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지 못해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까지 한 조현권 국선변호인은 착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조 변호인은 "가능한 한 (박 전 대통령이)접견을 해주시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하여튼 저희는 저희 역할을 최대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과의 접견이 성사되지 않아도 재판 준비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일 조현권 국선변호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왜 만나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의)의중은 저희는 알 수 없다"며 "간접적인 방법으로 접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온 경우가 몇 번 있었다"고 재판 준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단 일원인 조현권 변호사가 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새해 첫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국선변호인단은 법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 확인을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조현권 변호인은 "(재판에서)본인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며 "예컨데 '증거 신청은 누구를 하고 싶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만나서 말씀을 해 주시면 좋은데 그런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정원으로부터 36억 여원의 특활비를 상납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를 재선임했다. 이에 대해서도 조현권 변호인은 "종전 사건과 새로운 사건의 병합을 희망하는지 그런 문제들도 본인께서 결정을 해주셔야 하는 건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변호인을 선정했다"며 "해결됐다고 보지만 그전까지 저희들끼리 고민이 많았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조현권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을 맡게된 계기에 대해 "필요적 국선이라는 게 있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인은 "반드시 변호인이 있어야 재판이 가능한 사건들이 있다"며 "따라서 누가 하더라도 하는 거고 선정된 사람 중에서는 (제가)선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현권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게 되며 주변 시선을 의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인은 "불편한 시선이라든가 주위의 선입견들에 부담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록을 보니 세상에 알려진 것과 다른 면들이 많이 있다. 그런 사명감이라든가 억울한 면이 밝혀지겠구나 하는 기대도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접견이 성사되지 않아도 재판준비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조현권 변호인은 일주일에 한 번씩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접견을 요청하는 한편 "하여튼 저희는 저희 역할을 최대한 하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돌팔매를 던지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을 위해 변론을 해준다라고 하는 것, 또 그런 제도 자체가 유지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하는 제도"라며 "저희 역할이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을 굴러가게 하기 위한 하나의 역할"이라고 사명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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