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에 정규 편성됐다. 지난 보수정권 동안 김어준의 얼굴을 지상파에서 보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함께 나꼼수의 멤버로 활약한 김용민은 SBS 라디오 ‘김용민의 뉴스브리핑’, 정봉주 전 의원은 ‘정봉주의 정치쇼’에서 활약하고 있다. 다음은 누구일까. 유력한 인물은 유시민 작가(이하 유시민)다. 우리는 그를 지상파방송에서 만날 수 있을까.

유시민은 방송 흥행을 보증한다. JTBC의 '썰전'은 유시민이 합류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에서 최상위권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재작년 11월에는 9.2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종편 예능프로그램 역대 시청률 1위이기도 하다.

17년 6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MBC)

유시민의 강점은 ‘정치 토크쇼’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JTBC 신년 토론회에서 5년 연속 개근했다. 그의 폭넓은 상식은 여러 분야의 지식인이 나오는 ‘알쓸신잡’에서 더 빛을 발했다. 그 결과 프로그램은 호평 속에 시즌 2까지 방영되었고 시즌 3이 예정 중이다.

이런 유시민을 지상파가 가만두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고 MBC에서 출연이 조금씩 늘고 있다. 유시민은 지난 6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김구라, 유시민의 트루 시티즌 스토리>에 출연했다. 재작년 KBS '언니쓰'에 게스트로 출연한 적 있으나 본인의 이름을 건 방송에 출연한 것은 처음이었다. 해당 방송은 최종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시청자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실시간 생방송 도중 MBC에 애정 어린 직설을 날리기도 했다.

다음은 '무한도전'이었다. 유시민은 지난 12월 23일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무한도전이 뽑은 2017년을 빛낸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방송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많은 호감을 샀다. '마리텔'이 지상파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무한도전'은 진출의 시작인 것이다.

이제 문제는 출연 가능 여부가 아니다. ‘언제’ 그리고 ‘어떻게’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전 정권에서는 유시민이 지상파에 나올 수 없었다. 지금 방송이 해방을 맞았다”고 말했다. 유시민의 지상파 출연에 대해선 “무조건 유시민 맞춤형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인 유시민이 주는 매력에 대해선 “근엄하지 않은 소탈함과 달변, 그리고 풍부한 지식이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이미 방송계가 자유로워졌고, 젊은 층 사이에서 ‘힙’한 인물이기에 지상파 진출이 수월하다는 평이다.

MBC도 긍정적인 평가를 냈다. MBC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정상화되면서, 제작진이 제작 자율성을 갖고 있다. 이제 방송이 원하는 출연진을 선택할 수 있어 유시민과 제작진 간의 입장이 맞으면 출연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건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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